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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개성공단은 강력한 방어 무기

등록 2006-10-20 19:00

북한군 예상 공격로.
북한군 예상 공격로.
장사정포 북상·기습공격 방지 효과
“개성공단 개발로 휴전선이 그만큼 북쪽으로 올라간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일 개성공단 중단 논란과 관련해 북한 기습공격을 억제하는 개성공단의 군사적 긴장완화 구실을 이렇게 비유했다. 개성공단은 단순한 경협사업이 아니라 안보·평화사업이라는 것이다.

개성공단의 군사적 중요성은 ‘개성-문산 축선’이란 말에 녹아 있다. 유사시 북한의 3대 공격로는 △개성-문산-서울(개성-문산 축선) △철원-의정부-서울(철원 축선) △동해안(동해안 축선)이 꼽힌다. 이중 개성-문산 축선은 북한군의 최단 서울 공격로다.

개성공단이 있는 개성시 봉동리와 판문군 일대는 북한의 대남 주공격로의 출발점이고 군대의 집결지다. 또 북한군이 패퇴하면 개성-평양으로 이어지는 한-미 연합군의 북진 진격로가 된다. 이 때문에 남북한은 개성-문산-서울에 병력과 각종 무기를 모아 놓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개성공단 관계자는 “2003년 겨울 처음 개성에 갔을 때는 휴전선과 개성공단 사이에 북한 군부대 막사, 토치카, 위장 군시설 등이 곳곳에 있었지만, 2004년 4월 공사를 하면서 군사시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터에 주둔했던 북한군 6사단, 64사단 등은 송악산 이북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계획대로 2012년 2천만평 규모의 개성공단이 들어서면, 서부전선에 배치된 상당수 북한 병력과 장비가 북상해야 한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개성공단 사업이 완성되면 서부전선 휴전선이 10㎞ 북상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는 남한으로 치면 파주 이북에 국군 병사를 한명도 남겨두지 않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개성공단 2단계 개발이 본격화하면 북한 62포병여단 장사정포도 뒤로 물려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국방연구원도 개성공단 시범단지 개발을 앞두고 기습남침 제어 효과를 기대했다. “개성공단은 휴전선에 바로 인접해 있으면서 그들의 남침 공격축선상에 가로놓여 있다. 또 공단에는 남쪽 운영요원들이 다수 근무하게 될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기습의 요체인 은밀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부대의 이동 및 배치 측면에서도 대단히 불리해질 것이다.”


‘북핵 돈줄 개성공단 중단하라’는 일부 안보지상주의자의 주장이 되레 북한의 기습공격과 장사정포 위협을 방치하는 역설적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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