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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미-중 ‘북 보따리’ 놓고 북핵 막판 조율

등록 2006-10-20 19:06

탕자쉬안 방북, 긍정신호 가져온 듯
중, 미국 설득 ‘평화 중재’ 성공 관심
미국의 ‘순방외교’(콘돌리자 라이스)와 중국의 ‘특사외교’(탕자쉬안)가 20일 베이징에서 만났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은 북한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앞세워 한국과 일본, 중국을 대북 포위망에 참여시키려는 미국의 행보가 마지막 관문에 들어섰음을 뜻한다. 중국은 탕자쉬안 국무위원을 북한과 러시아, 미국에 특사로 보내 대화를 통한 해법의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미국의 대북 포위 전략과 중국의 대화 재개 전략이 맞닥뜨린 셈이다.

둘의 만남은 ‘미묘한 균형’을 이뤘다. 중국은 미국의 전면적인 유엔 제재 참여 요구에 ‘관련국들의 냉정한 접근’을 주문했고, 미국은 중국의 6자 회담 재개 노력에 ‘북한의 무조건적인 복귀’를 강조했다. 서로가 원하는 답에선 조금씩 거리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서로를 완전히 부정하는 얘기는 아니었다.

중-미가 이처럼 균형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북한의 태도에서 모종의 긍정적인 신호를 읽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탕 특사를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2차 핵실험 같이 추가적으로 상황을 악화하는 조처를 취하지 말 것을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이에 이해를 표시했다면, 중-미로선 질주를 막을 수 있는 제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탕 위원은 이날 자신의 방북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 모두 지금의 형세를 그대로 끌고가기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북한으로선 국제사회의 제재가 전면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역시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금의 긴장 국면을 누그러뜨려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과 중국의 대북 특사 외교가 맞물리면서 숨을 고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현재로선 북-미 모두 상황을 폭발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 ‘중재’가 들어설 공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리자오싱 외교부장이 “모든 관련국들이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북핵 문제에 접근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데서 이런 자세를 읽을 수 있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탕 위원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면담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중국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의 중재가 성공하려면 아직도 적지 않은 관문이 남아 있다. 북한이 행동을 취하면, 미국 역시 행동을 취해야 하고, 그에 앞서 서로의 문제 해결 의지가 확인돼야 한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에 이를 설득시키려 노력했을 공산이 크다. 이번 회담에서 나타난 중-미의 미묘한 균형은 결국 이를 위해선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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