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성공단에 자리잡은 신원 제1공장에서 북한 직원들이 봉제작업을 하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문답으로 풀어본 임금체계
북 시장-공식환율 달라 직불 꺼려
배급체계 무너져 ‘현물이 곧 현금’
북 시장-공식환율 달라 직불 꺼려
배급체계 무너져 ‘현물이 곧 현금’
송용등(66) 로바나무역 회장이 개성공단 임금 지급 과정을 <한겨레>에 공개하면서 몇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의문점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본다.
개성공단에 한 가구당 몇 명씩 근무할 수 있나?
정부 당국이나 송 회장의 말처럼,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개성시내 다른 북쪽 기업소 근로자들보다 임금을 3~4배 남짓 더 받고 있다면 근무 자체가 ‘특혜’다. 게다가 한 가구당 2명 이상씩 근무한다면 매우 큰 혜택이다. 북쪽 내부에서 이런 논란이 일자, 북쪽 당국은 올여름 1가구에 1명씩만 근무할 수 있도록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은 왜 그렇게 많은가?
북쪽 당국은 근로자 임금을 기준으로 사회보험료 15%를 남쪽 입주기업한테서 받으며, 임금의 30%는 사회문화시책비로 떼고 있다. 예컨대 근로자 임금이 50달러라면, 남쪽 기업은 15%인 7.5달러를 사회보험료로 북쪽 당국에 낸다. 또 북쪽 당국은 50달러의 30%인 15달러를 사회문화시책비로 거둔다. 따라서 남쪽 기업이 북쪽에 지급하는 총액은 57.5달러가 되며, 북쪽 근로자에게 순수하게 돌아가는 몫은 35달러가 된다.
우선 사회보험료는 남쪽의 산재보험과 국민연금을 합친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기업들이 총국에 ‘원천징수’ 개념으로 납부하는 것이다. 2003년 9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공표한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에도 명시돼 있다. 보험료율 15%는 개성공단 출범 당시 남쪽과 북쪽의 협상으로 정해졌다.
둘째, 사회문화시책비 30%는 무상교육·무상의료·사회간접자본시설 구축 등 공공서비스 비용을 ‘국가 부담’에서 ‘근로자 부담’으로 전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북쪽은 일반 기업소에서 발생하는 이득의 일부를 국가 예산으로 돌려 공공서비스에 사용했다. 하지만 개성공단에서는 원칙적으로 ‘외국인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 임금에서 예산을 확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북한은 왜 임금 직불을 꺼리는가?
북쪽 당국이 임금 직불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경제력 저하에 따른 이중 환율 때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시장 환율(1달러당 2800~3000원)과 공식 환율(1달러당 140~150원)이 20배 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공식 환율로 계산해 임금 직불을 하면 실제 개성공단 근로자 몫으로 돌아가는 북한 원화는 5600원(평균 40달러, 1달러당 140원 기준)이다. 이 돈으로는 북한에서 생활할 수 없다. 그러나 달러를 직접 줘 환전하게 하거나, 시장 환율(1달러당 2800원)로 환산해 주면, 11만2천원을 받게 돼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최고위층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특구인 선전도 특구가 시작된 1979년부터 10년이 지난 뒤에 임금 직접지불이 보편화됐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의 북쪽 경제수준에서 북쪽 당국이 임금 직불의 고리를 건드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 현물을 선호하나? 배급체계가 사실상 무너진 상태에서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쌀·밀가루 등 안정적인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북쪽 당국의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양문수 교수는 “임금을 직접 줘도 구입할 수 있는 물품이 부족하면 임금의 동기유발 효력이 떨어진다는 북쪽의 고민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쪽에서 나오는 물자들이 워낙 뻔한 상태에서 수입을 할 수밖에 없고, 이를 대행할 구매대행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또 현물은 시장에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금성’도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북쪽 당국이 임금 직불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경제력 저하에 따른 이중 환율 때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시장 환율(1달러당 2800~3000원)과 공식 환율(1달러당 140~150원)이 20배 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공식 환율로 계산해 임금 직불을 하면 실제 개성공단 근로자 몫으로 돌아가는 북한 원화는 5600원(평균 40달러, 1달러당 140원 기준)이다. 이 돈으로는 북한에서 생활할 수 없다. 그러나 달러를 직접 줘 환전하게 하거나, 시장 환율(1달러당 2800원)로 환산해 주면, 11만2천원을 받게 돼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최고위층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특구인 선전도 특구가 시작된 1979년부터 10년이 지난 뒤에 임금 직접지불이 보편화됐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의 북쪽 경제수준에서 북쪽 당국이 임금 직불의 고리를 건드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 현물을 선호하나? 배급체계가 사실상 무너진 상태에서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쌀·밀가루 등 안정적인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북쪽 당국의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양문수 교수는 “임금을 직접 줘도 구입할 수 있는 물품이 부족하면 임금의 동기유발 효력이 떨어진다는 북쪽의 고민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쪽에서 나오는 물자들이 워낙 뻔한 상태에서 수입을 할 수밖에 없고, 이를 대행할 구매대행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또 현물은 시장에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금성’도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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