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조종사 최종 목적지는 우크라이나 진술”
타이, 정부 정보기관 연락받고 수색

등록 2009-12-13 19:47수정 2009-12-14 15:11

‘북 무기 수송기’ 억류 의문점 짚어보니




북한제 무기를 대량으로 싣고 가다 12일(현지시각) 타이에서 억류된 수송기 사건을 둘러싸고 억류 경위와 최종 목적지 등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보즈워스 떠난뒤 평양서 출발
애초 스리랑카서 재급유 예정
미 정부기관 개입→항로 변경
돈므앙공항서 밀봉무기 찾아

무엇보다 이 수송기의 최종 목적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빠니탄 와따나야꼰 타이 정부 대변인은 “수송기가 어디로 향하고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개략적으로 목적지는 남아시아 국가일 것”이라고만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타이 공군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을 출발한 수송기가 남아시아, 아마 파키스탄으로 향했던 것 같다”고 전해, 파키스탄이 최종 목적지의 하나로 부상했다. <에이피>(AP) 통신은 그루지야 국적의 일루신-76 수송기가 카자흐스탄에서 출발한 뒤 북한을 거쳐 스리랑카로 향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스리랑카 군 대변인은 “콜롬보 공항에 착륙 허가를 요청한 북한 비행기가 없었다”며 스리랑카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타이의 영어신문인 <더 네이션>은 벨라루스 국적의 조종사 미카일 페투코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최종 목적지가 “우크라이나”라고 진술했다고 13일 보도하면서 최종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두고 혼선이 가중됐다. 우크라이나를 출발한 이 수송기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랍에미리트(UAE), 타이에서 재급유를 받고 평양(순안공항)에 도착했고, 상품을 실은 뒤 평양을 떠나 돈므앙 공항과 스리랑카에서 재급유를 받아 우크라이나에 화물을 내려놓을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페투코가 비행 일정에 대해서는 순순히 자백했지만 “수송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들은 상품 수송을 위해 고용됐을 뿐 수송기에 무기가 적재돼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자신들의 무기 운송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북한제 무기적재 수송기 타이 억류
북한제 무기적재 수송기 타이 억류

수송기가 무기를 싣고 북한의 순안공항을 이륙한 시점도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무기들을 수출한 북한의 의도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수송기가 타이에 착륙한 시점에 미뤄 계산해 보면,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순안공항을 떠난 10일 오후에 북한을 떠난 것으로 분석된다.

일루신-76 수송기가 왜 예정과 달리 타이 공항에 재급유를 위해 착륙을 요청했는지도 의문이다. 아피싯 웨차치와 타이 총리는 “수송기가 애초 스리랑카에서 재급유를 받을 예정이었다는 것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익명의 타이 공군 관리는 “미국 쪽이 연락을 해와 수송기를 수색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송기가 재급유를 위해 타이 제1공항인 수완나품 국제공항 착륙을 요청하자, 타이 당국이 제2공항인 돈므앙 공항으로 유도한 뒤 밀봉된 상자 12개에서 무기를 찾아냈다는 것이다. 북한산 무기 운송 정보를 입수한 미국 정보기관이 개입해 수송기의 비행 일정을 바꾼 것 아니냐는 추정도 할 수 있다.

압수된 무기 목록도 관심거리다. 타이 정부는 압수된 무기가 미사일과 폭발물 등이라고 밝혔지만, <데페아>(dpa) 통신은 미사일은 없고 지대공미사일 발사대 최소 20여기, 유탄발사기 다량 등이라고 전했다. 발견된 무기의 총량을 놓고도 35~45t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다.

북한이 수출용 무기의 운송 수단으로 그동안 주로 이용해오던 선박 대신 수송기를 이용한 점도 눈에 띈다. 북한은 지난 8월 제3국 선박을 이용해 무기를 수출하려다 아랍에미리트에서 무기를 압류당했다. 앞서 지난 6월 말에는 불법 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강남 1호가 미얀마로 추정되는 목적지를 향해 가다 미국 쪽의 추적을 받자 항로를 변경해 북한으로 들어갔다. 이 때문에 북한이 수출용 무기 운송 수단을 선박에서 수송기로 바꾸려 한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