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장병들의 외출과 외박, 휴가, 면회를 통제한 지난 2월23일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장병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남 사천 공군부대에서 지휘관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축구를 한 것으로 확인돼 방역지침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지휘관은 군 골프장에서 주말에 부부 동반 골프도 즐긴 것으로 확인돼 ‘부적절한 처신’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6일 공군에 따르면, 사천 제3훈련비행단장인 ㄱ준장은 22일 부대 내 운동장에서 간부 20여명과 함께 축구를 했다. 코로나19 방역에 필수적인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선 당일 날씨가 26도 정도로 따뜻해 마스크를 할 사람은 하고, 벗을 사람은 벗는 쪽으로 정리가 이뤄졌다. ㄱ준장을 포함한 간부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합에 참여했던 간부 1명이 고열 증세를 보인 뒤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해당 부대 확진자가 오전 10시 현재 9명으로 늘어나는 등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해당 부대에 대해선 24일부터 전 부대원 1600명에 대한 전수 진단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국방부는 오전 현재 1089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군 당국자는 “방역지침을 보면 실외 운동의 경우 2m 간격이 유지되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신체 접촉이 있는 축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ㄱ준장은 일단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부대 운영과 관련된 각종 지시를 ‘화상 회의’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대에서는 지난 1~2월에도 집단 감염에 발생했었다.
ㄱ준장은 또 주말에 부대 내 골프장에서 참모들을 대동한 채 자주 ‘부부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 관계자는 “골프를 친 것은 맞다. 군내 골프장에서 가족을 동반해 골프를 친 것 자체가 규정 위반은 아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