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환영 국빈 만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초청되고, ‘독도 새우’가 포함된 요리가 제공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이틀 연속 항의했다고 일본 언론이 9일 보도했다.
<지지통신>과 <아사히신문> 등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아펙) 장관급 회의에 참석차 베트남 다낭을 방문 중인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8일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초청 만찬에 독도 새우를 사용한 요리를 낸 것’ 등과 관련해 한국 쪽 참석자에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이들 언론은 고노 외상이 기자단에게 “북한 (핵) 위기 속 일·미·한의 공조가 중요한 시기에 매우 유감이다. 항의를 포함해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전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한국 정부 관계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잘 전하겠다”고 답했다고도 전했다.
고노 외상이 무엇과 관련해 항의를 했는지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는 청와대가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함의를 담은 ‘독도 새우’ 요리를 반상에 올리고, 만찬에 초대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9) 할머니가 트럼프 대통령과 포옹하는 장면이 연출되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산케이>는 이날 일본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모두가 한국이 만찬회에서 왜 그랬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도 7일 “외국이 다른 나라 요인을 접대하는 것에 대해 코멘트를 피하려고 하지만 왜 그랬는지 의문이 든다. 일·미·한의 밀접한 연대에 악영향을 끼치는 듯한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반발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일본 주재 한국 대사관을 통해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쪽에서는 ‘일본 정부의 발언을 보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외교부에 일본 정부의 항의가 전달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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