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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홍준표 전략공천 요구에 들끓는 국민의힘…꼬이는 원팀

등록 2022-01-20 17:59수정 2022-01-21 09:19

홍, 윤석열 만나 ‘종로 최재형’ 요청에 윤 “공천관여할 생각 없다”
권영세 선대본부장 “구태” 저격…이준석도 “연대 대가인 소값” 비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비엔비(BNB)타워에서 열린 제이피(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비엔비(BNB)타워에서 열린 제이피(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선거대책본부 합류 조건으로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2곳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20일 드러나며 국민의힘이 종일 들끓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홍 의원의 행동을 “구태“로 규정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홍 의원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전날 두 사람의 만찬회동으로 기대를 모았던 ‘원팀 구성’ 계획은 더욱 꼬이는 듯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관계자 다수의 말을 종합하면,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와의 만찬 자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3월9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서 각각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에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탈락 뒤 홍 의원 지지를 선언했고, 이 전 구청장은 홍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했을 때 도왔던 지역 내 측근으로 이번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홍 의원의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홍 의원은 윤 후보와 19일 만찬 회동 뒤 자신이 만든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에 선대위 상임고문 합류 조건으로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처가 비리 엄단에 대한 대국민 선언’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로 측근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20일 당에선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회의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 자격은커녕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의 지도급 인사’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구태’란 표현까지 동원해 홍 의원의 공천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판한 것으로 비쳐졌다.

윤 후보도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서 공관위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 놨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까지 밝혔다. 사실상 홍 대표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전략 공천 방침에 대해 “보궐선거 공천 문제는 지난 월요일(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여론조사 공천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홍 의원은 자신의 전략공천 요구가 윤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재형 같은 사람은, 깨끗한 사람이고 행정능력이 뛰어나서 국정운영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이 대선 전면에 나서야 선거가 된다”며 “내가 그래서 (전략공천)요청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윤 후보에게 제안한 내용이 바깥으로 알려진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견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을 해서 정리를 해야지 후보와 이야기한 내용을 가지고 나를 비난하는지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며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데 갈등을 증폭시키는 사람이 대선을 이끌어서 되겠나”라고 말했다.

당 안에선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힘겨루기 상황이 노출되며 윤 후보의 원팀 구상이 물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윤 후보 쪽에선 보수 결집을 위해 홍 의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홍 의원 역시 끝까지 협조하길 거부하다간 역풍을 맞을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윤 후보가 홍 의원의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하는 선에서 극적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 이날 오후 윤 후보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최 전 감사원장을 직접 만났다. 홍 의원과의 협력의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윤 후보는 회동 뒤 기자들에게 “최 전 원장이 조건없이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도 “종로 출마 건으로 홍 의원과 상의한 적이 없다”며 “지금은 정권교체에 집중해야지, 어디를 출마한다고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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