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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팩트체크] 이재명 “공약 이행 95%, 다 지켰다” 주장, 그 진실?

등록 2022-02-22 16:04수정 2022-02-22 16:23

민주당, 경기도·성남시 ‘자체 집계’ 등 근거로 94∼96%
국힘, 법률소비자연맹 자료 들며 시장 때 63.8% 불과
입맛따라 평가 방식 달리한 결과 골라 활용해 차이 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통령 후보 4자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성남시장·경기도지사 3번의 임기 동안 “공약 이행률이 95% 이상”이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사실 관계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이 후보가 전날 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윤 후보님, 거래세 폐지에서 양도세 폐지로 (공약을) 바꿨지요. 여성가족부 조정한다고 하다가 폐지로 바꿨지요”라며 “저는 국민에게 드린 말씀, 약속 95% 이상 3개 임기 동안 다 지켰다. 이런 것 알아달라”고 말한 게 발단이 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이런 주장에 대해 “허위사실”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법률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공약 이행률은 63.81%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약 이행률 평균보다 떨어지고 221개 지자체 중에서는 146위였다”며 “이 후보는 허위사실 유포를 멈춰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양쪽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은 다른 평가 기준을 갖고 있는 여러 기관의 공약 이행률 평가 결과를 제각각 입맛에 맞게 활용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말한 ‘95% 이상’은 과거 성남시와 경기도가 자체 평가한 공약 이행률의 평균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성남시와 경기도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시·도 공약 이행률 평가 결과를 보정해서 자체 이행률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성남시는 이 후보의 민선 5기 성남시장 재임(2010년 7월∼2014년 6월) 때 공약 이행률이 96%, 민선 6기 성남시장 재임(2014년 7월∼2018년 3월) 시기 이행률이 94%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경기도는 “2020년 12월 말까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약 이행률이 96.1%로 평가됐다”고 지난해 3월 발표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이행률 평가에, 성남시나 경기도가 ‘진행 중 사업’이나 ‘사업 수행을 위한 사전 절차’가 진행된 사업을 추가해 새로 집계한 결과다. 2014년 발표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성남시 공약 이행률은 92.9%(112건 가운데 104건)였는데, 성남시가 여기에 사전 절차가 진행된 사업 3건을 추가하는 등 보정을 거쳐 이행률을 96%로 평가했다.

반면에 국민의힘 쪽은 2014년 법률소비자연맹이 발표한 평가 내용을 기반으로,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공약 이행률이 63.81%라고 주장했다. 법률소비자연맹은 당시 이런 결과를 발표하며 성남시의 공약 이행률이 전체 시·도의 평균 공약 이행률(66.56%)을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이런 차이 때문에,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공약 이행률을 두고 검찰 조사까지 이뤄지기도 했다. 성남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법률소비자연맹 조사 결과를 근거로 2017년 6월 “이 당시 시장이 저서에서 언급한 이행률 96%는 허위 공표”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시장은 2017년 2월 발간한 <이재명은 합니다>에서 한국 한국매니페스토본부의 평가를 바탕으로 공약 이행률을 언급했다.

검찰은 법률소비자연맹과 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 이행률 평가자료를 비교하고, 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성남시 관계자를 불러 조사한 뒤, 2017년 11월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법률소비자연맹은 2014년 중앙선거관리위 누리집에 등록된 당시 이 시장 공약 42개를, 매니페스토본부는 성남시가 직접 제출한 공약 112개를 서로 다른 방법으로 평가해 이행률을 산정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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