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당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준비 사무실로 향하는 승강기에 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경북대 의대 편입 전에 교수, 석·박사와 함께 전자공학회 논문 2편에 이름을 올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 정씨의 논문 공저자는 <한겨레>에 “정씨는 번역과 편집을 주로 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편입 전형 서류에 “(논문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어 논문 작성 기여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경북대 이공계열을 졸업한 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이었던 2018년 경북대 의대로 편입했다.
14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북대에서 제출받은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 전형 심사 기록을 보면, 2018년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정씨는 ‘자기기술서’에 2015년 8월1일~2016년 4월1일, 2015년 8월1일~2016년 8월1일까지 두 차례 전자공학회 학술 논문에 참여했다고 적었다. 정씨가 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사물 인터넷 환경에서 CoAP 기반의 신뢰성 있는 이동성 관리 방법’, ‘사물 인터넷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oneM2M기반 ISO/IEEE 11073 DIM 전송 구조 설계 및 구현’이다. 정씨는 두 편의 논문에 유일한 학부생으로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공동저자들은 석·박사급 연구원이었다.
정씨는 자기기술서에서 논문 등재를 주요 경력으로 소개했다. 그는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주축인 연구실이라 긴장도 했다”며 “선배들에게 놀랄만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하고, 최신 논문도 번역하면서 연구실의 심부름꾼이 아닌 한 사람의 연구원으로서 당당히 연구에 참여했고, 결국 두 편의 논문에 연구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논문 공저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제 기억에 정씨는 논문 관련 검색과 번역, 편집을 맡았다”며 “정씨가 낸 아이디어가 논문에 반영된 기억은 없다. 혼자 아이디어를 내는 건 아니고 연구실에 있는 걸 보통 활용한다. 아이디어는 연구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공저자는 “공학 논문의 경우 번역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씨가 논문 작성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은 맞다”라고 했다. 이어 “연구실에 학부생을 보통 1년에 10명씩 받는데 논문에 이름을 올리는 학부생은 손에 꼽는다. 그만큼 정씨가 성실하고 똑똑했다”고 덧붙였다. 또 “정씨가 논문 작성에 참여하게 된 과정에 정 후보자의 영향력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씨의 논문 경력은 의대 편입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편입 요강을 보면, 서류전형 평가 항목에 ‘교육과정 이외에 교육, 연구 등에 대한 활동’이 포함돼 있다.
앞서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하던 전후로 딸과 아들이 나란히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이공계열을 졸업한 딸은 2017년에, 경북대 이공계열을 졸업한 아들은 2018년에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특히 아들은 2018년 신설된 대구·경북 지역 소재 고등학교 또는 대학 출신으로 한 ‘특별전형’을 거쳤는데, 해당 전형은 그가 입학한 2018년에 처음 생겼다.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장이었다.
정 후보자 쪽은 이날 입장을 내어 아들 논문 의혹과 관련해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 2편도 의과대학이 아닌 공과대학의 전공 관련 논문으로 지도교수 추천으로 논문 작성에 참여한 것으로 절차상 부당한 과정은 없었다”며 “후보자 자녀들의 인권과 개인정보보호를 고려하여 타당한 근거제시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는 자제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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