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기 전 입장문을 읽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자녀 의대 편입과 아들 병역 의혹 등과 관련해 “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자진 사퇴 가능성을 재차 일축하며,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천한 의료전문가에게 아들의 검진 자료를 보여주고 검증받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어제 제 아들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방문해 2015년 당시에 찍었던 MRI(자기공명영상) 사진과 일체 진료 기록 그리고 현재의 상태에 대한 재검증을 다시 받았다”며 “그 결과 2015년 당시와 현재 모두 4급에 해당되는 신경근을 압박하는 추간판 탈출증 진단 결과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하고 있는 ‘밀실 검증’ 비판에 대해 “의료 전문가들에게는 누구에게나 다 보여드린다고 했다”며 “사람(아들)의 신체적인 사진이 돌아다니는 거 다들 원치 않고, 의료와 관계없이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게 되는 것은 심각한 개인 정보 침해”라며 “민주당에서도 의료 전문가를 추천해 주시면 그분께는 제가 모든 자료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전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정 후보자의 아들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재검사한 결과 2015년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인 4급 판정과 동일한 진단(신경근을 압박하는 추간판 탈출증)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검사는 정 후보자 아들이 지난 20일 MRI를 촬영하고 21일 신경외과 외래진료를 받으며 진행됐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정 후보자 아들의 척추질환은 경북대병원 두번의 자기공명영상, 병무청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총 세번의 검사를 거쳤다”며 “서로 다른 세명의 의사가 진단한 데 이어 세브란스병원 자기공명영상 검사와 의료진 재검증까지 완료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 후보자 아들이 2010년 첫 신체검사에서는 2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2015년 재검사에서 척추협착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돼 병역 의혹이 불거졌다.
정 후보자는 국민의힘에서 주말 중 자진 사퇴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기자의 질문에 “정치적인 내용은 저는 잘 모르겠다”며 “저는 정치인이 아니고 국민의 힘이라든지 어느 당도 아니지 않습니까. 평생 어떤 당에 속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거취에 대한 의견 변화가 있는지 묻자 “‘불법적인 행위는 당연히 없고 도덕적, 윤리적으로도 떳떳하다’ 그 이상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저로서도 안타깝다”고 답했다.
시민단체가 정 후보자 자녀들의 경북대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을 고발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사실을 두고는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그런 사실이 없다고 제가 말씀드렸고 어떠한 도덕적 잣대로도 떳떳하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경북대 감사에 대해서는 “자녀들의 편입 과정에 대해서도 교육부의 조사가 신속하게 실시되기를 요청한다”며 “필요하다면 저도 직접 조사를 받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다음달 3일 열린다. 이에 앞서 여야는 오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실시계획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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