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온 가족이 한국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특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사회과학(Social Sciences)’ 분야를 지원해 장학금을 받은 것은 지난 30년을 통틀어 김 후보자의 아들이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한겨레>가 미국 국무부가 관리하는 공식 풀브라이트 누리집(홈페이지)에서 1992년부터 현재까지 역대 한국 풀브라이트 대학원 장학생 명단을 확인해본 결과, 김 후보자 아들이 2015년 장학생으로 선발될 당시 지원했던 사회과학 분야로 장학금을 받은 다른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누리집에는 2008년 이전 자료는 불명확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김씨는 김 후보자가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인 2015년에 한국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2016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석사를 수료했고, 2018년부터는 미국 로체스터대학교에서 재차 석사과정을 밟았다. 두 과정은 양적 연구, 경영분석과 관련한 특화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회과학’이라는 광범위한 분야로 장학금을 탄 뒤 특화 과정을 밟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한국외대 영어학과를 졸업했다.
아들 김씨처럼 장학금을 받았던 분야가 1명이었던 경우는 지난 30년간 총 14차례가 있었지만, 각각 구체적인 전공이 명시돼 있었다. 신경과학, 학제간 연구, 유전학, 물상과학, 음악연구, 약리학, 박물관학, 관광학, 컴퓨터공학 등이 그 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을 선발할 때는 미국 대학원에 지원하는 과정과 비슷하게 전공할 분야와 관련한 향후 연구계획, 추천서 등이 제출하며, 이를 심사 때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에 지원했던 한 학생은 “‘사회과학’처럼 광범위한 분야로 지원해서 장학금을 받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의 아들의 경우 미국 체류경험이 있는데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것 역시 드문 경우다. <한겨레> 취재와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자료를 종합하면 아들 김씨는 초등학교 취학 전인 1996년과 중학생이던 2004년 최소 두 차례에 걸쳐 가족과 함께 미국에 각각 1년씩 체류했다. 한미교육위원단 누리집 ‘장학 프로그램 FAQ’를 보면,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학술 교류를 통해 한미 간 교류와 이해를 증진하는 데에 있기 때문에 미국 경험이 적은 지원자, 해외 경험이 적은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김 후보자의 아들은 미국 체류 경험이 2차례나 있는 데도 장학생으로 선발된 것이다.
김 후보자의 딸 역시 최소 3차례 이상 미국 체류경험이 있는데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관리하는 한미교육위원단 관계자는 “청문회 관련 답변은 관련 법에 따라서 대응하고 있어서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