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왼쪽 두 번째)가 29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관계자로부터 수습 현황을 설명 듣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초선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 1200여만원을 대학원 학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원 후보자의 재선·3선 8년 동안에는 친동생이 정치자금 후원회에서 일한 대가로 8년간 급여 2억원을 수령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출 받아 29일 공개한 원 후보자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 회계 자료 등을 보면, 원 후보자는 2000∼2004년 정치자금에서 한양대 언론정보 대학원, 경남대 북한대학원, 연세대 정보대학원, 고려대 언론정보대학원 학비로 858만5천원을 지출했다. 당시 대학원 학비는 ‘정책 개발비’나 ‘의정활동비’ 명목으로 처리됐다. 동창회비나 학생회비, 동우회비 등을 정치자금에서 내기도 했다. 같은 기간 원 후보자가 졸업한 서울대 총동창회 연회비, 서울대 법대 동창회비, 재경제주일고 협찬금, 검찰동우회 회비 등에 정치자금 385만원이 쓰였다.
원 후보자는 2004~2012년 정치자금 후원회에 친동생을 채용해 급여를 제공하기도 했다. 원 후보자 동생은 2004∼2008년에는 매달 200만원 안팎의 인건비와 명절 상여금 등 8878만원을 받았고, 2008∼2012년에는 인건비, 명절 상여금, 교통비 등으로 1억132억원을 받았다.
정치자금으로 대학원 학비를 지출하거나 후원회에 친인척을 고용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공적인 목적으로 쓰도록 구성되는 정치자금을 부적절하게 사용·관리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천 의원은 “국회의원 후원금을 학비 등으로 활용한 원희룡 후보자의 정치자금 사용 행태는 공직자로서 윤리의식이 부족한 것”이라며 “원 후보자는 친동생에게 어떤 사유로 인건비를 지급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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