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을 하루 앞둔 9일 열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한 후보자 딸의 ‘허위 스펙 쌓기’ 의혹이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의 수사권 분리 문제도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유명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한 후보자의 딸은 2020~2021년 영어 전자책 10권을 출판하고, 지난해 하반기에만 단독 저자 논문 6건을 작성했다. 이어 자신이 만든 비영리 법인을 통해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역에서 에스에이티(SAT) 등 전문 학원을 운영하는 친이모의 두 딸 등 외사촌들과 영문 온라인 매체 <팬데믹 타임스>를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왕성한 활동의 배경엔 ‘가족 찬스’를 동원한 미국 대학 진학용 스펙 만들기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딸이 내세운 복지관 봉사활동에 어머니와 친분이 깊은 대기업의 임원이 관여하거나 외할머니의 빈 사무실에서 외사촌 등과 전시회를 열었던 일 등이 드러났다. 한국 최상류층의 ‘끼리끼리 스펙 쌓기’는 더 나아가 ‘논문 대필 의혹’으로 번졌다. 한씨가 지난해 11월 한 오픈액세스 저널에 게재한 ‘국가 부채’ 관련 논문을 케냐 출신 대필 작가가 대신 써줬다는 진술이 나온 것이다. 앞서 한 후보자 쪽은 딸의 논문 작성·게재 경위와 관련해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3년에 걸쳐 작성한 것을 한꺼번에 오픈 저널에 업로드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해왔는데, 대필 의혹이 불거지면서 거짓말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 본인의 ‘도덕성 검증’도 있다. 1998년 어머니가 근저당권을 설정한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편법 증여가 있었는지 여부와 2007년 배우자 차량 구입 당시 공채매입비 절감을 위해 36일간 위장전입을 한 문제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회에서 상세히 밝히겠다”고만 한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도 있다. 한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부동산 거래가액을 실제보다 낮춰 계약서를 작성하고 취득·등록세를 낮춰 낸 적이 있는지’라는 질의에 대해 “실거래가와 다르게 신고한 사실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은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을 놓고도 민주당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앞서 그는 수사권 관련 법안에 대해 “명분 없는 야반도주”라고 비판해 민주당의 강한 반발을 샀다. 한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국회 답변서를 통해 “법무부의 제일 시급한 현안”이라며 “합리적인 이유 없이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거나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있고 검찰의 위헌 주장에 대해서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후보자가 각종 정보 수집을 담당해 검찰총장의 ‘눈과 귀’ 구실을 했던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부활 의지를 드러낸 것 역시 민주당과 충돌하는 지점이다. 한 후보자는 “대검찰청의 수사 정보 수집 부서를 폐지하면,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며 “대검 정보 수집 부서의 순기능을 살리면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조직 개편 및 제도 개선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손준성 전 수사정보정책관이 연루된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지자 법무부는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정보관리담당관실로 개편·축소한 바 있다.
정환봉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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