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외교부장관 공관에서 대통령 관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입주할 예정인 서울 한남동 옛 외교부 장관 공관의 인테리어를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에 참여한 업체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돼 구체적인 진행 사항을 알기 어려운 관저 건축 업무에 김건희 여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2일 ‘코바나컨텐츠 전시를 후원한 업체가 관저 리모델링 시공을 맡았다’고 보도했고 <한겨레>는 김 여사와 관련이 있는 ㄱ사가 실제로 지난 5월25일 12억2400만원짜리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사실을 나라장터 국가종합전자조달 누리집을 통해 확인했다. 공고부터 낙찰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49분이었으며, ㄱ사 인스타그램 계정을 김 여사가 팔로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ㄱ사는 2016년과 2018년, 김 여사 사업체였던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장의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다. ㄱ사 쪽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저희가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 건 맞는데 보안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여사와 연결된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관저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대통령실은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해명을 피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관저의 건축은 업체 선정이나 진행 상황이 경호처의 철저한 검증과 감독 아래에서 이뤄지는 보안 업무”라며 “어느 업체가 관저 공사를 하느냐는 보안 사항이어서 공개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단, ㄱ사가 코바나컨텐츠의 후원사였다는 <오마이뉴스> 보도에 대해선 “당시 전시회를 할 때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로서 그에 대한 대금을 받았다. 후원업체로 이름에 오른 것은 감사의 뜻에서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용산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 설계·감리를 맡은 중견업체 ㄴ사도 코바나컨텐츠 주관 전시회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와 사업상 인연이 있는 업체가 대통령 관저 공사 업무를 맡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진상을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부분 비공개 계약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실 이전 공사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사칭한 무속인 전아무개씨가 이권에 개입했다는 풍문의 진위를 확인 중이며 대기업 쪽에도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10대 그룹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최근 대통령실이 전아무개씨에 대해 ‘주의하라’는 취지의 당부를 해온 것으로 안다. 최근 전씨가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들먹이며 세무조사 무마 등 청탁을 받고 있다는 의혹이 담긴 정보지가 돌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전씨는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실제 올해 1월에는 여의도 선대본부를 방문한 윤석열 대선후보를 전씨가 이끌면서 직원들을 소개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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