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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 대통령, 국힘 연찬회서 주스 건배…“파이팅” 주거니 받거니

등록 2022-08-25 21:48수정 2022-08-26 16:03

“김건희·나경원·배현진…당, 아름다운 여성 이미지 부족”
당영입 차유람씨 남편 강연 논란…여성의원들 ‘불쾌감’
윤 대통령, 1시간반 머물러…한동훈·‘윤핵관’ 의원들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오미자 주스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오미자 주스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5일 여당이 된 뒤 처음 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단결을 다짐했지만, 외부 강연자의 여성 비하 발언 탓에 취지가 무색해졌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민 통합은 작게는 우리 당 화합도 포함되겠지만, 갈기갈기 찢어진 국민 통합, 당장 어렵고 시급한 민생 문제 해결 등이 우리 국회가 당면한 주요 사명 아닌가”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이 당내 화합을 거론한 것은 이준석 전 대표 쪽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갈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찬회는 외부 강연자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으로 뒤덮였다.

강연자로 나선 이지성 작가는 ‘국민의힘을 도와주라고 (부인인) 차유람 선수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물음에 “보수정당을 떠올렸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할아버지 이미지였다”며 “아내에게 그랬다. 국민의힘에 좀 젊음의 이미지와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당신이 들어가면 바뀌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답했다. 이 작가는 지난 6·1 지방선거 전 국민의힘에 입당한 당구선수 차유람씨의 남편이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에는) 배현진씨도 있고, 나경원씨도 다 아름다운 분이고 여성이지만, 왠지 좀 부족한 것 같다”며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한 것 같고, 당신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실명이 거론된 정치인들은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배현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 부인과 국민이 선출한 공복들에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 4인방을 결성하라니요. 대체 어떤 수준의 인식이면 이런 말씀을?”이라고 적었고, 나경원 전 의원도 “불쾌감을 표시한다. 그런 언급과 접근이 바로 우리 당의 꼰대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특정 성별에 대한 폄훼로 이어진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작가는 강연 뒤 나 전 의원에게 “꼰대당 이미지를 만들고 강화시켜온 사람이 저냐, 의원님이냐”라며 반박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정중히 사과드린다. 앞으로 발언에 신중을 기하겠다”며 물러섰다.

이 작가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민주당은 정권을 절대 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살다 살다 엉망진창인 사람들이 정당이랍시고 하고 있나”라며 “최근에 이재명 사당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 (이 의원은) 정말 하루빨리 한국에서 정치생명을 끝장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의 강연 뒤 한 중진 의원은 “강의 주제가 너무 이상하다”며 고개를 저었고 주호영 위원장도 “오해할 만하고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아서 유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찬회장에 도착해 저녁식사를 했다. 윤 대통령이 앉은 ‘헤드 테이블’에는 주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대기 비서실장이 함께했고, 윤 대통령은 “을지연습이라 술을 못 한다”며 오미자 주스로 건배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일이 ‘셀카’를 찍었다. 윤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여러분 보니 가기 싫다”고 하자 의원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털썩 주저앉아서 밤새 얘기하고 싶은데, 오늘은 이만하겠다. 유익하고 보람된 연찬회 되길 바란다. 국민의힘 파이팅”이라고 외치자 의원들은 “윤석열 파이팅”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도착 1시간35분 만인 저녁 8시15분에 연찬회장을 떠났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실세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 윤희숙 전 의원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장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의원은 “스타가 오니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말했다. 윤 전 의원은 “지금 당 갈등은 (다음 총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일어난다는 걸 국민도 알고 있다”며 당내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을 동시에 비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천안/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천안/선담은 기자 sun@hani.co.kr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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