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5일(현지시각) 오전 9시28분, 대통령실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오늘 오후 5시(한국시각 오후 6시)에 열릴 것”이라는 ‘깜짝’ 소식을 전했다. 불과 10여분 전까지만 해도 “‘지켜봐달라’가 현재까지의 공식 입장”이라고 할 만큼, 마지막까지 성사가 불투명했던 회담이었다.
예정된 시간을 11분 넘긴 오후 5시11분,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이던 3월25일 첫 통화를 나누긴 했지만,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앞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이 지연되자, 윤 대통령은 예정됐던 ‘글로벌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PGII)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회담장으로 향했다.
두 정상은 태극기와 오성홍기가 엇갈려 놓인 회담장 정면에서 악수와 기념사진 촬영을 한 뒤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시 주석은 머리발언 중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고, 윤 대통령도 “얼마 전 이태원 참사에 대해 애도를 표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이 회담장에서 얼굴을 마주한 건,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자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9년 12월23일 이후 2년11개월 만이다. 애초 두 정상의 만남은 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조우하는 형식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물밑 조율을 통해 최근 3연임을 확정지은 시 주석과의 첫 만남을 정식 회담 형식으로 성사시켰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G20 정상회의 회담장에서 만나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짧은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후 이뤄진 두 정상의 공식 회담은 25분 만에 끝났다. 회담 뒤 대통령실은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는 시 주석의 말을 전했다. 시 주석은 아울러 “상호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발리/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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