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9월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내년 3월8일에 개최하기로 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가리켜 “대통령한테 잘 보이려는 재롱잔치 비슷하게 돼 간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갈수록 꼴보수 정당으로 회귀하고 있다. 당헌·당규를 고친 것도 20년 전의 도로 한나라당이 되는 것”이라며 “2016년에 총선에서 참패를 했는데 그때 데자뷔를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윤심’ 지도부 선출을 위해 당 지도부가 ‘당원투표 100%’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면 윤심이 민심이라는 건데 이 자체가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오만하게 생각하느냐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좀만 지나면 ‘윤심이 곧 천심이다’ 이럴 거다. 무슨 옛날에 루이14세 ‘짐이 국가다’도 아니고”라고 비꼬았다.
‘윤심’을 표방하며 전당대회 룰개정을 주도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그는 “지금 윤핵관들 지지도가 0%, 1%, 2%”라며 “자기들은 왜 민심의 지지를 못 얻는지. 우리가 우리끼리 모여서 그렇게 하자는 게 아니지 않느냐. 이게 무슨 반상회도 아니고 학예회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최종결심을 아직 못 했다”면서도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실은 서로 보완적인, 수평적인 관계로 가야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출마할 경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선 “출마 결심을 하면 연락하게 될 것”이라며 “이심전심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치적 기반을 대구에서 수도권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수도권 승리를 위해서 저는 그런 가능성을 포함해서 뭐든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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