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사퇴한 데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전격 해임했다. 나 전 의원이 지난 5일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면제’하는 헝가리식 정책 구상을 밝힌 지 8일 만이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로부터 “국가 정책의 혼선을 초래했다”는 반발을 산 뒤, 지난 10일 김대기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이날오전엔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대통령실은 공무원에 대한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은 오늘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 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는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을, 기후환경대사에는 조흥식 서울대 로스쿨 교수를 내정했다. 김 수석은 “다음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윤 대통령이 순방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재가하는 것으로 두 분을 정식 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영미 내정자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의 경험과 사회복지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과 100세 시대 일자리, 건강, 돌봄 지원 등 윤석열 정부의 핵심국정과제를 충실히 뒷받침할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내정 이유를 밝혔다. 조흥식 내정자에 대해서는 “법학자이자 변호사로서 환경법·환경규제법 등을 연구해 온 환경법학 분야 전문가”라며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환경법학회 회장, 환경부 규제심사위원, 법제처 환경분야 국민법제관,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였으며, 외교부 환경협력대사(현 기후환경대사)로 활동한 경험도 있어 기후변화, 환경 이슈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소통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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