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미·대일 외교 비판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7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실익 없는 빈손 외교’를 부각해 국정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4일 국회에서 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1차 회의와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출범식을 잇달아 열어, 미국과 일본에 밀착하는 윤 대통령의 이른바 ‘편가르기 외교’ 등에 대한 대여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는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외교·안보정책으로 일관하고, 한반도를 진영대결의 한복판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일본에는 무한하게 퍼주고, 미국에는 알아서 접어주는 ‘호갱’(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 외교를 자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동안 우리 경제와 안보의 핵심 파트너였던 중국·러시아와의 관계가 사실상 (1990년대 초반 탈냉전 흐름에 대응한) 북방외교 이전으로 회귀했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 우리의 핵 주권은 상실됐고 원전 수출 길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정의당·진보당, 시민단체 등과 함께 공동으로 입장문을 내어 윤 정부의 연이은 ‘외교 실책’을 부각하고 7일 방한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사죄와 반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우리 국민에게 깊은 상처와 굴욕감을 남긴 (지난 3월)한-일정상회담에 이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 더구나 한국과 일본 모두 연휴인 기간에 급조된 한-일정상회담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며 “이번 한-일정상회담이 제대로 된 한·일관계 개선의 출발점이 되려면, 일본은 지금이라도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강제동원 문제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사죄배상부터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독도문제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문제, 방사성 오염수 투기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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