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내 거주 중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을 박탈하고, 건강보험 혜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거듭 국회의원 정수 30석 축소를 주장하면서 전 정부와 야당은 거칠게 비난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작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내 거주 중인 중국인 약 10만명에게 투표권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며 “우리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이 공정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범위가 훨씬 넓다.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5년부터 한국 영주권을 취득한 지 3년이 지난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고 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소멸 위기의 지방, 인력난에 허덕이는 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라며 “이민 확대가 불가피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치 과잉”이라며 거듭 국회의원 정수 30석 축소와 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도 주장했다. 그는 “의원 숫자가 10% 줄어도 국회는 잘 돌아간다. 아무 문제가 없다. 모자라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 외교 정책 등을 상찬했다. 그는 “노동개혁은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저출산 해결책”,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 윈윈”이라고 했다. 정부의 한-일 외교는 “(윤 대통령의) 고독한 결단”, “탁월한 외교전략”이라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전 정부에는 맹비난을 퍼부었다. 김 대표는 8차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조국 같은 인물이나 감싸고돌던 반쪽짜리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사법 리스크, 돈봉투 비리, 남 탓 전문, 말로만 특권 포기”를 나열하면서 “‘사돈남말’ 정당 대표”라고 공격했다.
김 대표의 의원 정수 축소 주장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의원 숫자가 줄어들면 소수 의원에게 책임·권한이 집중되고 결국 특권 강화로 이어진다”며 “결국 선거제도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고백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오로지 남 탓, 전 정부 탓, 야당을 비난하는 데 왜 저렇게 주력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연설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은 “남 탓하지 말라”, “시끄럽다”며 고성을 주고 받았다. 본회의장 방청석에서는 40여명의 초등학생이 이 모습을 지켜봤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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