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육군사관학교(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움직임을 두고 “독립운동가에 대해 모멸감을 심어주는 행위”라며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이다.
우 의원은 28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육사의 흉상 철거 방침) 사실을 확인하고 ‘도를 넘어도 정말 한참 넘은 거다’ ‘이 사람들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 의원은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관련 이력을 문제 삼은 것을 놓고 “북쪽의 정권 수립에 관여했다거나 6·25 전쟁에 참전한 것도 아닌데 독립운동에 좌우가 따로 있는가”라며 “그러면 (남로당에 가입해) 좌익에 가담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도 지워야 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 당시인 1962년에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 훈장을 수여했다”며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이미 정리된 논점인데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홍 장군이 60세가 돼 연금을 받기 위해 (공산당에 가입했기 때문에) 생활상의 부득이한 이유가 있었다”며 “공산당에 가입해서 계엄령이라든가 공산당 활동에 관여했다는 기록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군, 광복군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총을 들고 싸운 역사가 우리 국군의 뿌리여서 육사 교정에 (홍 장군 등) 다섯 분을 (흉상으로) 세운 것”이라며 “(흉상 철거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겠다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이런 흉상 철거 움직임의 배경으로 국방부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 (유해를) 모셔오면서 (추진)했던 독립전쟁 기념공원도 백지화되고, 흉상들을 철거하는데 이것이 단순히 국방부 장관만의 뜻일까”라며 “지금 정권의 정체성과 닿아 있다는 의심을 갖고 있고 어디에서의 결정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독립전쟁 영웅 다섯분에 대해서 손을 대고 국군의 뿌리를 바꾸겠다면 국방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당연히 (퇴진)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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