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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10·25 재보선 이후 여권안 정계개편 급물살

등록 2006-10-26 01:45수정 2006-10-26 13:30

의원들 “재창당 방향 내부서 시작돼야”…모임 이어질듯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끝난 10·25 재보선이 내년 대선을 앞둔 정계개편의 물꼬를 터뜨렸다.

이목희 열린우리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0·25 재보선 결과가 사실상 확정된 25일 오후 10시 당사 기자실을 찾아와 ‘재창당’을 선언했다. 그는 ‘재창당’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통합이나 재창당이나 사실 같은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의 말은 열린우리당 전체가 국정감사가 끝나는 11월 초부터 정계개편 논의에 본격 뛰어들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재보선의 참혹한 결과 때문이었다. 수도권과 호남 두 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은 일찌감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한 석씩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돼 왔다. 열린우리당 역시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꾸준한 공을 들여온 호남(전남 해남·진도)에서 박양수 후보는 30%의 득표율도 얻지 못했다. 더욱 충격적인 건 수도권 선거 결과다. 인천 남동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박우섭 후보는 한나라당 이원복 후보에 훨씬 처졌을 뿐 아니라, 민주노동당 배진교 후보에게도 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열린우리당이 민심에서 완전히 버림받았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가 이날 제시한 ‘재창당론’은 창당 실패론과 맞닿아 있다. 이목희 위원장은 “재창당이던 개혁세력 통합이던 결국 중도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개인과 집단 세력들이 합의할 수 있는 노선과 비전을 가지고 통합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이 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분당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문제는 재창당의 방향과 그 주체다. 이목희 위원장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재창당의 기조와 방향, 프로그램은 결국 현재의 지도부에서 마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실천 작업은 다음 지도부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비상대책위원회는 정계개편을 위한 틀을 짜고, 다음 지도부가 이를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여당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처음처럼’도 이날 저녁 9시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 모여 이와 비슷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내년 1월로 전당대회를 앞당겨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처음처럼’의 핵심 관계자는 “조기 전당대회에서 당의 전체 구성원 선택을 받는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며 “이 지도부가 자신들의 책임 아래 정계개편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단 봇물이 터지면 정계개편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앞으로 정계개편 논의는 여당 의원들의 모임을 통해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초선 의원 모인인 ‘처음처럼’이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의견을 나눴고, 26일 오후에는 재선 의원들이 모이고, 활동이 뜸했던 중진의원들 모임 ‘광장’도 다시 만날 예정이다.

10·25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및 기초단체장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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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지역/ 당선자(당·득표율)
-----------------------------------------------------
국회의원/ 인천 남동을/ 이원복(한나라·57.7%)
국회의원/ 전남 해남·진도/ 채일병(민주·62.5%)
기초단체장/ 충북 충주/ 김호복(한나라·60.6%)
기초단체장 / 경남 창녕/ 하종근(무소속·61.6%)
기초단체장/ 전남 화순/ 전완준(무소속·55.3%)
기초단체장/ 전남 신안/ 박우량 (무소속 38.8%)
------------------------------------------------------

여당 일부에서는 ‘메인스트림’(주류)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계개편의 동력이 고건 전 총리나 민주당과 같은 당 외부에서 나와 여당 소속 의원들이 사분오열되는 것을 막고, 개편의 흐름을 쥐기 위해서는 눈에 띄는 흐름이 먼저 여당 안에서 형성되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계개편의 또다른 축인 민주당의 한화갑 대표는 “정치 변화의 시동은 역시 열린우리당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향은 알 수 없지만, 그 시동이 이제 본격적으로 걸리고 있는 듯하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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