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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회창-이명박 생존게임…‘박근혜 미소’ 어디로

등록 2007-11-07 19:48수정 2007-11-08 16:30

성한용 선임기자의 대선읽기
성한용 선임기자의 대선읽기
성한용 선임기자의 대선읽기
캐스팅 보트 쥔 박근혜 쉽게 움직이진 않을 듯
‘창’ 지지율 밀릴땐 ‘살신성인 결단’ 몰릴수도
범여권 단일화 안갯속…정동영 정치력 ‘열쇠’

“창이 돌아왔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게는 특유의 표정이 있다. 득의의 미소와 비웃음이 절반씩 섞인 얼굴이다. 2002년 대선 전 ‘이회창 대세론’ 시절 그런 표정을 자주 지었다. 7일 기자회견장에서 출마선언을 하는 그의 얼굴에 바로 그 표정이 되살아났다.

바둑에서 머릿속 수읽기는 돌을 놓기 전까지다. 돌이 판 위에 떨어지고 나면 반상이 확 달라진다. 2007년 대선 구도는 11월7일 전과 이후가 전혀 다르게 전개될 것이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도 “선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1강(이명박), 2중(이회창·정동영), 다약(문국현·이인제·권영길 등)’이다. 선거일까지 42일, 후보등록일까지 17일이 남았다. 어떻게 되는 것일까?

세 개의 고비가 있다.

첫째, 이명박과 이회창의 대결이다. 어느 쪽이든 밀리면 끝장이다.

안을 들여다 보면 두 가지 변수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선택’이 판을 흔들 수 있다. 예민한 정국에서 민심은 작은 사건에 반응한다. 정치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놓치지 않는다. 박 전 대표는 누구에게 미소를 보낼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출마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김종수 jongsoo@hani.co.kr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출마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김종수 jongsoo@hani.co.kr

오는 15일께로 예정되어 있는 김경준씨의 귀국도 파괴력을 내포하고 있다. 검찰은 신속 수사 방침을 밝히고 있다.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치명적 결과를 내놓으면 이명박 후보는 무너질 수 있다. 이회창 전 총재가 바라는 바다. 김경준씨가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엔 이회창 전 총재가 무너진다.

둘째, 대결 국면을 거치면 후보 단일화로 넘어가게 된다.

‘이명박-이회창 후보 단일화’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져야 한다. 크게 밀리는 쪽이 결국 포기하게 될 것이다.

범여권 후보가 치고 올라올 경우에도 단일화 압력을 외면하기 어렵다. 이회창 전 총재 스스로 정권교체를 위해 ‘살신성인’을 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한다면 여론조사로 하게 될까, 담판으로 하게 될까? 범여권 후보들의 지금 고민을 이명박-이회창 후보가 해야 한다.

혹시 두 사람의 지지율이 비슷한 상태에서 범여권 후보들이 지지부진하면, 끝까지 갈 수도 있다. 단 한 표라도 앞서면 대통령에 당선되기 때문이다.

셋째, 이런 와중에 범여권도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게 될 것이다.

정동영 후보가 범여권의 단일후보로 올라선다면 이명박, 이회창과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선 실낱같은 가능성이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이명박 이회창 후보의 싸움이 지리하게 전개되면 수도권의 호남 유권자들이 결속할 것”이라며 “정동영 후보에게 마지막 기회가 한 번 돌아갈 수도 있겠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도 말처럼 쉽지가 않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정동영 후보와의 통합, 연정 등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최근 반부패연합 시도는 일종의 주도권 싸움이다. 정동영 후보와 이인제 후보는 통합과 후보 단일화에 적극적인데, 그렇게만 합쳐서는 파괴력이 적다. 결국 정동영 후보의 ‘정치력’이 열쇠다.

만약, 지금 나와 있는 대선후보들이 모두 단일화에 실패하고 제각각 출마하면 어떻게 될까?

이명박 후보가 유리하다. 범여권의 분열 때문이 아니다. ‘극우’ 이미지를 이회창 전 총재가 가져가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는 ‘오른쪽’을 잃는 대신, ‘가운데’로 기반을 넓힐 수 있다.

1997년과 2002년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김대중, 노무현 후보는 권영길 후보 덕분에 ‘좌파’ 인상을 벗었다. 중도 표를 흡수했다. 이번에는 이명박 후보가 그런 혜택을 볼 수 있다. 역설적이다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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