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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모두 다 괴담 탓’ 정부가 진짜 괴담 발원지

등록 2011-11-14 15:40수정 2011-11-14 16:12

한미 FTA 장밋빛 경제효과 허황되기 짝없어
MB 대선 공약·4대강 효과 공언이나 마찬가지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연일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며 공세를 펴고, 조동중 등 보수언론은 괴담의 진원지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지목하며 공세에 가담하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 조정회의에서 “최근 한-미 에프티에이를 둘러싸고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통해 괴담 수준의 여러가지 유언비어들이 나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이른바 ‘에프티에이 괴담”에 대해 구속수사를 하겠다고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가 여당 내에서조차 반발이 일자 “단순 유포는 수사대상이 아니다”라고 슬그머니 꼬리를 빼기도 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는 지난 9일 ‘한-미 에프티에이 ‘괴담 7가지 오해와 진실’이라는 자료를 배포하며 반대론자의 주장을 여전히 괴담으로 몰아부치고 있다.

그러나 진짜 괴담 유포자는 그동안 터무니 없이 장밋빛 전망과 공약을 남발한 정부당국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 에프티에이, G20 서울개최, 4대강 사업,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공약 등을 보면 그야말로 괴담 수준의 허황된 내용이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10개 국책연구기관이 낸 보고서는 한-미 에프티에이 체결 이후 국내총생산(GDP)이 향후 10~15년간 최대 5.66% 증가하고, 일자리도 10년간 35만개나 새로 생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향후 15년간 전체 무역수지도 연평균 27억6천만달러,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1억4천만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에프티에이 반대론자인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14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근거가 없다”며 정부의 주장은 장밋빛 괴담이라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같은 계산모델로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향후 10~15년간 국내총생산 증대효과는 0.08~0.13%에 불과했다”면서 “국책기관이 예상보다 수치가 낮게 나오자 생산성 증대효과라는 별도의 가정치를 따로 설계해서 수치를 부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국책기관의 경제효과 수치는 일종의 청와대 주문생산(OEM)에 따른 정치적 수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대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직접효과만 31조3천억원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심지어 수출확대 효과(213조원)까지 포함하면 45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내놓기도 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경제효과로 평가된 4조원(직접 효과 1조원, 간접 3조원)에 비해 무려 100배의 경제효과를 누렸다는 주장이다.

4대강 사업 경제효과 뻥튀기도 괴담수준이긴 마찬가지이다. 4대강에 투입될 예산은 내년까지 22조3400억원이다. 여기에다 4대강 사업이 종료되는 내후년 이후 지류·지류 정비사업인 ‘포스트 4대강 사업’ 예산도 어마어마하다.

“2015년까지 20조원의 추가예산이 필요하다”는 정부구상의 얼개가 지난 4월 흘러나오기도 했다. 4대강 후속예산이 본공사 지출 규모에 육박하는 셈이다. 정부는 4대강사업 경제효과에 대해 2012년까지 일자리 34만개 생산, 생산유발 효과 40조원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용역결과를 보면 2009~2010년 4대강 사업의 직접 고용 효과는 1만6523명에 그쳤다. 야당에서는 지난 9월 이마저도 부풀려졌다면서 498개 4대강 사업장의 사회보장보험 가입 현황을 보면 직접 고용이 2000명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선 후보시절 공약한 재임기간 주가 5000 돌파, 국민소득 4만불 시대 개막 발언도 괴담 수준이다. 당시 이 대통령의 이런 약속은 유권자들 사이에 경제대통령에 대한 인식을 각인시키는 데 1등 공신을 했으나 4년이 지난 현재 공언으로 확인됐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2000까지 갔던 주가지수는 현재 1800~1900선에 머물고 있다. 또한 2007년 당시 2만1천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2010년 현재 2만591달러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김도형 선임기자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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