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옛 민주계 반발
4·11 총선 공천 결과를 두고 민주통합당의 옛 민주계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29일 3차 공천 발표에서 탈락한 다선 원로들이 전면에서 움직이고 있다.
서울 관악갑에서 탈락한 한광옥 상임고문은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며 1일 옛 민주계 인사들과 잇단 접촉에 나섰다. 공천심사위 심사에서 탈락했으나 최고위원회의 의결 과정에서 발표가 유보된 정균환(송파병) 전 새천년민주당 원내대표, 2차 발표에서 탈락한 지용호(동대문갑) 예비후보 등이 접촉 대상이라고 한 고문 쪽은 전했다.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김덕규(서울 중랑을) 전 국회 부의장도 이날 트위터에 “당신네들의 함량 미달 심사로 60년 민주당의 역사가 풍전등화에 있다”고 공심위를 비판하며 “내 정치 역정과 양심, 신념이 과연 옳았는지 지역구민과 함께 고민하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무소속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이들은 자신들의 공천 탈락이 ‘친노 편중’ 심사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광옥 고문이 탈락한 관악갑에선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인 유기홍 전 의원과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 최종 경선에 올랐다. 한 고문의 측근은 “여론조사 결과가 좋은 원로들을 배제하고 경선 상대를 약한 급으로 올린 ‘친노’ 봐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심위에선 한 고문이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문 쪽은 한화그룹에서 대한생명 인수 관련 로비를 받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최종 경선에 올랐다는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공심위 쪽은 “이 전 의장은 개인적으로 횡령, 착복한 게 아니라는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이 경선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친노의 핵심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김 전 부의장과 경선을 벌일 경우 불리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공심위는 “신진 인사 배려 차원에서 정치 신인들에겐 가산점을 줬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들의 움직임이 실질적인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당내 옛 민주계 인사들은 심정적으로 동조하면서도 실제로 함께 움직일 명분은 없다는 태도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들 배제는 구 민주계 죽이기”라며 반발했지만,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공천탈락자들로부터 (함께 하자는) 제의를 받은 건 사실이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썼다. 군포에서 탈락한 옛 민주계 안규백 의원도 “그분들과 같이 움직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 고문과 달리 김 전 부의장은 재심을 신청하기로 하는 등 이들의 대응 방향도 엇갈리고 있다. 전남의 한 옛 민주계 의원은 “수도권에서 무소속 출마가 될 일이냐”라고 했다. 석진환 손원제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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