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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역시 박근혜…대변인도 총리지명 30초 전 알았다

등록 2013-01-24 20:07수정 2013-01-25 16:49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오후 새정부 총리 지명자 발표를 마친 뒤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오후 새정부 총리 지명자 발표를 마친 뒤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총리지명도 역시 철통보안
여론검증 귀닫은 ‘박근혜 1인 인사’ 조각까지 이어지나
대변인조차 “30초전에 알았다”
박 주변엔 2인자도 실세도 없어
측근들 “도대체 누구와 상의하나”

청탁·전횡
“나도 여러분들보다 30초 전에….”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총리로 지명되신 걸 언제 아셨나?’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머쓱한 표정으로 이렇게 답했다. 당선인의 대변인조차 국무총리 후보자 발표 직전까지 누가 지명되는지 몰랐던 것이다. 두 명의 당선인 대변인 중 한 명인 박선규 대변인도 기자회견 전 미리 회견장에 도착한 김용준 위원장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잠시 뒤 김 위원장이 총리로 지명된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한다.

24일 오후 전격적으로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총리 후보자 발표 기자회견은 지금껏 박 당선인이 보여줬던 ‘인사 보안주의’와 ‘나홀로 인사’ 스타일을 거듭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무거운 입’을 가진 김 위원장의 성품으로 볼 때, 향후 총리 지명자와 협의해 내놓을 국무위원 인사도 ‘깜깜이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를 통한 사전 여론검증은 불가능에 가깝게 됐다.

이번 총리 인사도 앞선 인수위원 발표 때처럼 박 당선인이 누구랑 상의했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박 당선인의 측근들도 하나같이 ‘인사를 어디서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혀를 내두른다. 인수위의 한 핵심인사는 “사실 나한테도 인사 청탁하려고 만나자는 사람도 있는데, 안 만난다. 아무것도 모르니 부탁을 받아도 전달할 통로가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인사에 영향을 미칠 만한 2인자나 ‘인사 실세’를 두지 않는 것도 ‘박근혜 인사’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설사 누구와 상의하더라도 ‘당선인과 조언자’, 또는 ‘당선인과 후보자’ 사이의 ‘일대일’ 접촉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좀처럼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 인사 논의가 워낙 비밀스럽게 진행되다 보니, 이른바 ‘측근 그룹’이나 ‘실세 사단’의 존재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나중에 청와대에 인사위원회가 설치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상의나 협의를 하더라도 결국 최종 결정은 홀로 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인사 결과는 발표 전까지 당선인밖엔 모른다’는 측근들의 푸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자신이 한번 발탁하면 외부 평가를 의식하거나 생각을 바꾸지 않고 결정을 내리는 박 당선인의 평소 인사 패턴도 반복됐다. 철저하게 ‘아는 사람’만 쓴다는 점도 똑같다. 김 위원장에 대해 ‘역할이 없다’거나 ‘소통 능력이 떨어진다’는 외부의 비판적 시선이 박 당선인의 판단엔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평소 괜찮다고 생각한 인물을 ‘수첩’에 적어놓고 오래 관찰한다고 한다. 그리고 한번 발탁하면 ‘배신’을 하지 않는 이상 상대에 대한 평가도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그를 오래 보좌해온 한 인사는 “언론 등을 통해 외부에 자신을 알리려거나 요란한 사람은 주목하지 않는다. 소리 없이 열심히 하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친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의 이런 스타일이 ‘인사 청탁’과 ‘측근 전횡’을 막는 데 효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투명한 인사시스템에 의한 소통과 검증을 요구하는 시대 흐름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소수의 ‘판단’에 의존하면 시행착오를 겪기 쉽고, 정보공유와 토론을 통해 참신하고 유능한 외부 인재를 발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새누리당의 한 인사는 “소규모 참모를 뽑는 것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청와대에서는 수백, 수천명을 검증해야 하는데 지금 같은 형식을 고집하면 나중에 체계적인 인사관리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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