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선주자는 세 사람 정도 꼽힌다. 그 가운데 손학규 경기지사는 특이한 존재다. 출신이나 노선에서 다른 두 사람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보수 성향이 강한 한나라당에서 ‘운동권’ 출신인 그가 과연 경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항상 궁금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상황을 괘념치 않는 듯 했다. “내가 빠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쟁은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거침없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지사를 일요일인 22일 오후 경기지사 공관에서 만났다. 그는 오전에는 현대아산병원에 들러, 호남 폭설 피해복구 지원 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 주사 이주영씨를 문병했다고 했다. “소생해야 할텐데….” 그의 얼굴에 근심이 어렸다. 인터뷰에는 이수원 경기도 공보관, 변광탁 홍보기획팀장 등이 배석했다. <한겨레>에서는 정치부의 성한용 선임기자, 황준범 기자, 사회부의 홍용덕 기자, 사진부의 이종찬 기자가 취재에 참여했다.
# 양극화 해법 뭔가
어려운 중소기업 살려내 본원적 일자리 만들어야
- 새해를 맞아 정치 현안이 많습니다. 정치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 대선 예비주자 연쇄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질문을 가급적 짧게 할테니, 답변도 짧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나는 보통 답변 하나에 20분씩 하는데…(웃음).
- 국가 비전 등 포괄적 부분에 대해 몇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21세기 들어 벌써 2006년입니다. 대한민국이 제대로 가고 있다고 보시는지, 특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포함해서 정리를 해주시죠.
= 우리나라가 분명히 국운 융성의 기회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회를 제대로 못 살리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엊그제 신년 연설에서 양극화 문제를 제기했는데, 양극화 문제 제기는 당연한 것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이 과연 이 문제를 제기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양극화는 심화됐고, 경제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우리가 21세기 제2의 도약을 해야 할 이 때,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나, 세계가 중시하고 높이 평가하는 국민적인 역량을 모아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 경제와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리고 우리 정부와 국민이 무엇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앞으로 10년간 가장 큰 변화는 아시아의 두드러진 대두가 될 것입니다. 이미 지금 아시아가 전세계 경제의 27%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과 인도의 급격한 성장으로 2020년이 되면 35% 정도가 됩니다. 그 속에서 중국, 한국, 일본의 위치는 더욱 두드러질 것인데, 여기서 우리가 살아남느냐 못 살아남느냐가 관건이 되겠죠.
중국이 저렇게 급격한 성장을 하는 것을 기회의 마당으로 활용할 것이냐, 그냥 단순히 위협과 위험으로 맞이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또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서 동북아 3국의 발전에 우리가 어떻게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냐, 여기에 미국을 비롯한 주변 4강과 세계의 중요한 인자들을 우리가 어떻게 주도적으로 조정자 역할을 해서 우리의 위치를 극대화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아울러 남북한 평화체제 정착도 반드시 우리가 이뤄야내야 할 과제입니다. 그 과정에서 남북한의 앞으로의 장기적인 통일의 기반과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앞으로 10년 동안 해야 할 일입니다.
- 양극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소개해 주십시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해법과, 한나라당이 제시하는 해법에 대한 평가도 부탁합니다.
= 양극화 문제 해결의 요체는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데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 방법론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역시 경제를 살려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원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지, 주변적인 일자리, 사회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데 치중하는 것은 방향이 잘못된 것입니다.
첫째는, 기업을 살려서, 중소기업을 살려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전체 일자리의 80%를 차지합니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국가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첫째입니다.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오히려 부차적인 것으로, 마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국가재정을 확대해야겠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일자리는 경제 활성화에 따른 본원적 일자리 창출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그것이 되면서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정부의 역할이 있겠습니다만.
노 대통령이 재정규모 확대를 얘기했는데, 선진국이 되면서 재정 확대랄지, 복지 부문이 확대되는 것은 필연적 추세입니다.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고려할 것은 그에 선행돼야 할 것이, 재정의 합리적 경영입니다. 좀 일을 벌린다,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쉽게 세금을 걷겠다, 또는 빚을 내겠다 그러면 못할 게 없습니다. 어떻게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면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느냐가 주가 돼야 합니다.
- 세금을 더 걷는 단계로 가기 전에, 정부의 재정 운용에 관한 대책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요?
= 이 정부는 사실상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큰 정부를 지향한다는 것은 시장경제의 일반적 추세에 맞지 않는 게 오늘의 현실입니다. 어차피 정부의 역할은 복지사회로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전에 정부의 불필요한 조직들이 오히려 더 많이 생겨나고, 외환위기 이후로 우리는 정부 부문, 민간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왔는데 그에 역행하는 일이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 대중 인기영합주의적인 정책들이 없나를 다시한번 챙겨보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그래도 꼭 필요한 지출이 무엇인가 따져보면서 재정 수요를 늘려가는 게 효율적인 방법이죠.
- 정부 부문에서 구조조정의 미흡한 사례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 우선 중앙 정부 기구가 많이 늘어났고, 균형발전 정책의 명목 하에 각 지역의 혁신도시다, 이런 것을 많이 만들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과연 효율적인지 검토하면서 해야지, 일률적으로 나눠주기식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마찬가지고, 그런 것들을 정부 재정 지출의 부담을 늘림으로써, 정부가 갖고 있는 선택, 그러니까 세제를 활성화시킨다든지,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든지, 기술분야 발전 투자에 대한 재정 압박을 가져옵니다.
- 5월31일 지방선거 이후 정치적 지각변동과 정계개편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 지방선거 전에 정계개편은 현실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 다양한 정계개편 시도가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억지로 정권 연장의 시도가 되면 불행하게 되고, 바람직하지도 않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방선거 후에 한나라당에 대한 포위 전략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꽤 있지 않을까 하는 전망입니다.
- ‘한나라당 포위 전략’은 성공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 한나라당이 하기 나름입니다. 한나라당이 과거의 낡은 보수와 구시대적인 지역적 편향성에 갇혀있으면 한나라당은 상대방의 포위 전략에 꼼짝 없이 갇히고, 한나라당이 자기혁신을 통해 외연을 넓히고 세대간의 벽, 지역적인 벽을 뛰어넘고자 하는 노력이 가시화되고 국민들이 이를 피부로 느낄 때, 그 때 한나라당 포위 전략은 실패합니다.
- 1월 현재, 한나라당의 모습은 전자와 후자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보십니까?
= 지금 현재 상태로서는 상당히 좋은 분위기입니다. 상승세에 있고, 단순한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으로만 보기보단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진 상태입니다.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에 대한 신뢰도 상당히 쌓여있다고 봅니다. 한나라당은 집권 가능성이 꽤 있고 그에 대한 국민적 기대도 커져 있다고 봅니다.
당내에선 보궐선거 이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고 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를 야당이 책임지면서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것이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에 기여했다고 봅니다.
# 한나라당 지지도 높은데
대세론 안주하면 위험…세대·지역 벽 극복 필요
그런데 지금 좀 염려스러운 것은 벌써 ‘이제 이 정도면 되지 않았나’ 하고 현상유지 방향으로 가고, 대세론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새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만일 이 경향이 계속 발전되고 진전된다면 한나라당으로선 대단히 위험한 경향이 될 것입니다.
- 한나라당 지지도가 30%대를 넘어 40%대로 이례적으로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높게 나온다고 보십니까?
= 같은 얘기인데요, 일단 노무현 정권 실정의 반사이익이 기본 바탕이 되고, 한나라당이 여러 차례 보궐선거를 통해 총선 전의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당 운영이 안정된 것이고,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지방자치의 성공을 통해서 한나라당이 역시 국가 경영능력, 기본적인 능력을 갖고 있구나 하는 인식을 줄 수 있던 점 등이 전체적으로 기여했다고 봅니다.
- 한나라당의 자기 혁신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한나라당이 지난 두번 대선에서 실패한만큼 이제 우리가 나라를 책임지고 다시 일으켜 세우고 선진국으로 올려야 한다는 절실한 각오를 할 때, 또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정권을 다시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아주 깊은 자기 성찰이 된다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자기성찰을 통한 자기혁신이 되는 것,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과거의 영화나 편협한 낡은 보수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갇혀 있지 않고 그걸 뛰어넘겠다는 각오라면 충분합니다.
- 당내 문제를 몇가지 묻겠습니다. 이번 원내대표 선출 결과는 일종의 이변입니다. 이재오 의원이 김무성 의원을 꺾은 의미를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한나라당이 자칫 현재 위치에서 안주해선 안 된다고 하는 자기 반성과 자기 성찰의 결과라고 봅니다. 특히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과거의 정치 행태가 그대로 답습, 재연돼선 안 되겠다는 반성을 한 것 같고요, 그리고 한나라당이 자기 혁신의 계기를 갖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들이 모여서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 당내에 소장파 의원들이 있습니다. 원희룡, 남경필, 정병국 의원 등의 수요모임도 있고요. 그 그룹이 미래의 정치세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까?
= 충분히 있죠. 한나라당으로서는 아주 소중한 자원이고,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고인 물이 되지 않고 끊임 없이 변화하는 계기를 갖게 하는 데 자극제가 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라고 봅니다.
- 당 밖의 뉴라이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특히 한나라당과 뉴라이트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 결국 이 정부와 ‘386’ 주도세력이 우리나라 정치를 잘못 끌어가고 있는 데 대한, 그리고 무비판적인, 또 스스로는 진보주의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진보주의가 아니고 이미 낡은 시대의 진보성향이 계속 반복하고 있는 데 대한 반작용으로 나오는 것이 뉴라이트 아닌가 싶습니다. 레프트로 가선 안된다, 라이트로 가야하는데 그 라이트가 올드라이트가 아니라 새로운 라이트로 간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처럼 오랜 권위주의에서 민주화 과정 안에서 레프트적 요소가 새로이 등장한 상황에서 당연히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뉴라이트가 말만 뉴라이트고 그냥 올드라이트를 답습해선 안 됩니다. 우리가 민족공조와 북한 지원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면 그애 대한 반작용이 거꾸로 냉전체제로 가야된다, 이렇게 돼선 안 되죠. 합리적인 대안을 얼마나 내놓을 수 있느냐 하는 게 뉴라이트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 한나라당에선 뉴라이트를 외곽 지원 세력 정도로 인식하는 것 같은데요.
= 아직은 그게 정리가 안 된 것 같습니다. 아직은, 이미 뉴라이트의 몇가지 다른 흐름들도 있고 해서 지금 한나라당과의 관계는 속단하긴 이르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뉴라이트가 한나라당 주변이나 기존의 낡은 보수 세력이 정치적 입지나 둥지를 틀기 위한 것이라면 역사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봅니다.
# 본인 지지율은 왜 낮나
도덕적 자질·실천력 여부…국민검증 거치면 달라질 것
- 개헌에 대해서 내각제와 정·부통령제를 반대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개헌에 대한 찬반 의견과, 개헌을 한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의견을 말씀해 주시지요.
= 우리 헌법 체제가 87년 체제인데 한 단계 뛰어넘을 때가 언젠가는 필요합니다. 지금 그런 논의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87년의 임시적 타협의 산물이 87년 헌법이었다고 하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선 대통령 5년 단임제가 갖고 있는 불안한 측면이 현실적으로 있습니다. 4년 중임제로 바꾸고,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의 시기를 조정하는 것을 같이 검토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개정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것이, 쉽게 정·부통령제, 또는 내각제 이런 얘기를 하는데, 내각제는 우리에게 맞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에겐 아직도 정치적인 권력이나 에너지의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통령제가 도움이 됩니다. 내각제가 다당제와 연결됐을 때 지역주의와 착종이 되어서 정치적 혼란이 끊임 없이 반복될 것입니다. 흔히들 말이 좋아서 다당제, 연정제 등을 말하는데 그것이 가져올 정치적 비효율성은 민주주의가 가진, 대표성이 갖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혼란을 가져옵니다.
정·부통령제도 지역주의와 결합할 때 곧바로 정치적 불안 요소가 될 겁니다. 우리가 디제이피(DJP) 연합에서도 잘 봤습니다. 제이피(JP)가 정치적인 표를 갖고 공식적으로 들어온 것도 아닌데 단순히 몽니의 정치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만일 부통령이 정식으로 지역적 연합을 할 때, ‘갑 지역 대통령’, ‘을 지역 부통령’이라고 하면, 을지역 부통령은 부통령에 취임하는 날부터 다음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을지역의 기반을 갖고 몽니를 부릴 것입니다. 그러면 정·부통령제의 연합·조화보다는 분열·갈등이 더 심해집니다. 이것은 아주 심각하게,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난해 경기도 수원 광교산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기도당 당직자 등반대회에 참가한 박근혜 대표와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활짝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 아직 개헌 전이니까 2007년에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가정하면, 그 때의 주요 쟁점이나 시대 정신, 화두는 무엇이 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 저는 지금 우리 사회의 과제를 통합과 실사구시, 평화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우선, 과거 식의 낡은 이념적 대결, 지역적 대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갈등이 이념적으로 분화되는 것에서 벗어나고, 지역과 계층, 이념을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바로 양극화 문제나, 분배의 문제가 큰 틀 안에서 수용이 돼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두번째는, 실사구시의 철학입니다. 이제 더이상 말이나 구호로만 앞세우지 말고 구체적인 실천과 업적을 갖고 채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종합적인 채점표가 필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어떤 한 가지를 해놓고서는 그것을 이미지 정치화하기 보다는 실제로 21세기 치열한 동북아에서 어떻게 이 나라를 세울 것인가를 실천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셋째는, 남북 분단의 현실 속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지역적인 안보와 남북한의 평화, 그리고 통일의 문제를 어떻게 핸들링할 것인가를 종합적으로 얘기해서, ‘미래지향적 자유주의’를 제가 이념적인 틀로 제시한 바가 있습니다만, 여하튼 중요한 것은 민주화 세력이나 산업화 세력이나 자꾸 거꾸로 가려는 것을 벗어나서 미래를 향해서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그래서 비전과 지평을 열어줘야 합니다.
- 상당히 당위론적인 측면이 있는 답변인 것 같습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여전히 지역주의가 다음 대선에서 중요한 변수 될 것이다, 또 강정구 교수 사건 등에서 보듯 이념 갈등이 지역갈등을 누르고 최대의 쟁점이 될 것이다, 안타깝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게 중요한 변수가 되리라는 견해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사람에 따라선 노무현 대통령이 양극화 문제를 들고 나온 것도 다음 대선을 염두에 두고 또 하나의 편가르기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나는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
양극화 문제야말로, 또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문제야말로, 내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내가 해 온 게 그것입니다. 그에 대해서 가장 역점을 둬서 해왔고 그 성공적인 사례를 갖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과, 한편에서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또 그뿐 아니라 기회의 망, 대부분의 노숙인들, 사회에서 탈락한 사람들에 기회를 줘서 사회에 올려주는 것을 경기도 리스타트 운동 등으로 구체적 모델과 모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기업 하나하나에 길을 내주고 전기 하나라도 더 끌어주고, 공업용수가 부족하다고 하면 우선적으로 해결해주고, 이런 것들이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그래서 양극화 해소나 일자리 문제는 이데올로기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서 이 문제를 봐야 합니다. 바로 그게 제가 말하는 실사구시의 정신입니다.
- 대선 예비후보 지지율 조사를 하면 지사님은 낮게 나옵니다. 왜 그렇게 낮게 나온다고 보시는지, 높일 필요성을 느끼고 계실텐데 그 방안이 있는지요?
= 지금은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왜냐면 경기도지사의 위치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경기도정이 전국민적으로, 정치적으로 어필하는 것은 없거든요. 그리고 앞으로 본격적인 검증의 시기가 오면 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검증이라는 게, 도덕적으로 어떤 지도자가 필요하고, 그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지도자는 누구인가, 또 이 지도자가 가진 다른 흠결은 없는가 등에 관해 국민의 최종적인 검증 기준이 나올 것입니다. 그 전에, 우리 국민들이 과거와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진 않을까 하는 사전적인 검증이 당이나 경선을 통해서 이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엄격한 검증 절차가 들어갈테니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구체적인 한 가지 한 가지 아이템을 놓고 채점표를 만들어 놓고 종합 채점을 하는 때가 올 것이고, 종합 채점표를 만드는 것들이 유효하고 꼭 필요할 것입니다.
- 질문과 답변의 속도가 너무 빨랐는데, 차 한잔 하며 한숨 돌리시죠.
= 너무 딱딱하네요. 짧게 짧게 하니까. 공보관이 짧게 하라고 하도 겁을 줘가지고…. 의자도 좀 그렇고. (소파용 푹신한 의자로 바꾸고 외투를 벗음)
- 현실적인 질문을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한나라당의 이른바 ‘집토끼’는 여전히 보수가 다수이고, 당내 의원들도 보수적 성향이고, 지역으로는 영남이 많은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지사님이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회의적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은데요?
= 아까 말한대로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대선 검증 과정에 들어가면, ‘이번에는 반드시 돼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는만큼, 이제 하나 하나를 놓고 치밀하게 보게될 것입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이겨야 된다, 최종적으로 누굴 내세워서 싸워야 반드시 이긴다고 판단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 전문가 여론조사를 해보면 손학규 지사님에 대해서, ‘자신만의 색깔이 부족하다’, ‘안전하게만 가려는 모범생이다’, ‘여전히 대학교수 이미지’ 등이 나옵니다. 단순한 이미지일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해서 해명을 해 보시지요.
=제가 저를 잘 알리질 못했죠. 이를테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어디서 막연하게 듣고는 있지만 ‘손학규’ 하면 ‘서강대 교수’만 생각해요. 내가 20대, 30대, 60년대 70년대를 어떻게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잘 모르는 겁니다. 한 순간 한 순간 내가 어떻게 역사와 대결하고 결단하면서 살아왔는지를 잘 모를 것입니다.
조그만 예로, 서강대 교수로 있다가 정치에 입문할 때, 나는 공천장도 받기 전에, 한나라당에서 출마 제안을 받은 상태에서, 그냥 학교에 사표를 내고 나왔습니다. 그런 결심을 할 시간은 2~3일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정치를 하기로 한 이상 학교에 한 발 걸쳐 놓고, ‘내가 잘못되면 돌아온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 것이지요. 게다가 내가 걸쳐 놓고 있으면 다른 교수가 학교에 못 들어오고 피해를 봅니다. 98년 도지사 선거 때도 국회의원 사표를 주저없이 냈습니다. 여태까지 나는 대학교에서 학생운동을 하고, 졸업하고 빈민운동을 하고, 민주화운동을 하고 이러면서 살았지, 구질구질하게 산 일이 없습니다.
- 그것을 잘 알리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 같네요. 그런 계기가 오겠죠.
= 그리고 언론에서의 용어와 개념은 계속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에, 어디서 한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하면 그게 자꾸 퍼집니다. 이를테면 제가 지지가 확 올라갈 때, 예를 들면 지난번 도지사 선거 때 제가 한참 승세에 있을 때는 그런 얘기 안 나왔어요.
- ‘왜 손학규냐’라고 대중들이 묻는다면 뭐라고 답변하시겠습니까?
=아까 얘기했는데, ‘통합과 실사구시와 평화다’, 종합적으로, ‘미래지향적이다’라고 말하겠습니다.
- 업적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은데요, 정치에 들어온 다음에 현재까지 유무형으로 쌓은 것들, 뭐가 됐든 ‘이건 손학규 아니면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할 업적이 있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예를 들면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 교통체계 개편, 디제이는 남북정상회담, 노벨평화상, IMF 극복, 와이에스는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등 이런 식으로 말이죠.
= 글쎄 그건 정치하고는 좀 뭐…. 경기지사로서 일자리 창출, 교육지원을 들 수 있습니다. 외자유치를 하고, 기업하기 종은 환경을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기업도로를 건설하고, 외투기업 공단 조성시 행정절차를 조기에 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또,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를 세우고, 교육환경 개선을 통해 교육 내실화를 추진했습니다. 그 전에 복지부 장관으로서는 한약분쟁 타결, 국회의원으로서는 합리적인 의정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지사 임기가 곧 끝나는데 7월부턴 어떻게 지내시게 됩니까?
= 7월부터? 대한민국을 땀으로 적셔야죠.
- 무슨 말씀이시죠?
= 내가 경기도지사 할 때 구호가 ‘경기도를 땀으로 적신다’였습니다. 실제로 땀으로 적셔왔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을 땀으로 적시겠습니다.
- 7월 전당대회에서는 어떻게 하십니까?
= 7월 전당대회에서 나는 큰 역할이 없으리라고 봅니다. 6월31일로 임기가 끝나고, 7월1일부터 자유인이 됩니다. 전당대회에서 무슨 역할을 하리라 스스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손학규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심어야죠.
- 지금까지 지사로서 못한 일들을 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 우리 한나라당 당원들도 일반 국민적인 눈을 통해서 손학규를 인식해야겠죠. 한나라당의 틀 안에서 손학규를 인식한다면, 집안에서는 귀여운 새끼가 될지 모르지만 나가선 아무 쓸모 없는 자식이 되겠죠.
- 그런 것을 위한 구체적 구상이 있습니까. 해외 여행을 가신다거나….
= 지금은 그런 걸 구체적으로 얘기할 것은 아니고, 하나 하나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전국 순회는 기본이 될 것입니다. 나는 현장주의자거든요. 도지사 할 때도 경기도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경기도의 과제, 민심 동향을 파악했는데 이제 대한민국을 땀으로 적신다는 각오를 갖고 전국의 현장을 돌면서 국민들의 민심, 국민들의 염원, 각 지역 문제점과 과제를 파악하겠습니다.
- 본격적으로 대선 예비주자로서,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무리가 없겠습니까?
= 알아서 쓰세요.(웃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오른쪽 끝), 손학규 경기지사(왼쪽 끝)가 1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대표가 사립학교법 장외투쟁을 하고 있고, 여론조사를 하면 상당히 지지율이 낮은데도 현재까지 밀고 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뭐, 박근혜 대표가 당 운영을 잘 해오고 기여를 해오고, 사학법의 문제점을 장외투쟁을 통해서 국민 인식을 높이는데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이제 장외투쟁의 성과는 원내에서 정리를 하고 결실을 거둬야 할 테니까, 그런 점을, 앞으로 그렇게 해나가겠죠. 우리 한나라당이 자칫 한참 국민적인 지지와 기대가 높아져있을 때 거기에 안주하면 안 되니까 그런 데 대한 고려도 할테고요.
- 박 대표는 사학법을 이념 문제로 말씀하시는 측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 사학법의 날치기 통과 과정부터 정치화시킨 데 이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죠. 그러니까 이게 이념 문제화되는 것이고. 여하튼 이념 대결을 첨예하게 하는 것은 세계사적인 흐름에도 맞지 않고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않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이념은 통합의 추세에 있는 것이죠.
- 대선 후보로서 박근혜라는 정치인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훌륭한 정치 지도자죠.
- 같은 차원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여러가지 업적을 내세우고 있는데, 다음 대통령 후보로서 이명박이라는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십니까?
= 박근혜 대표처럼 훌륭한 지도자고, 훌륭한 행정 업적도 세웠고, 그렇게 봅니다.
- 젊으실 때 민주화 운동을 하셨는데, 민주화 운동을 하신 분으로서 노무현 대통령과 현 정부에 참여한 386 정치인들에 대해서 조언이랄까, 한 말씀 하신다면요.
= 나 자신이 민주화운동을 통해서 온몸을 던져서 이 나라 민주화를 쟁취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는 사람입니다. 피흘려 쟁취한 우리의 민주주의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그러나 내가 피를 흘렸다고 해서 나의 정치적인 상대방한테 피를 부르는 것은 시대 정신과 시대 상황에 맞지 않습니다. 이제는 피 흘려 쟁취한 우리 민주주의를 땀 흘려 가꿔야 합니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과 이 정권이 자꾸 아직도 피를 보려고 하는, 피를 요구하고 편을 가르는 이런 것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땀을 흘려서 우리가 갖고 있는 훌륭한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서 선진국으로 가야한다는 게, 내가 말하는 실사구시입니다. ‘땀으로 이 나라를 건설하자’.
- 지방선거 이후의 정계개편에 대해 묻다 말았는데, 개인적으로 다른 정치세력과 연대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 저는 한나라당의 혁신을 정치적 과제로 생각합니다.
- 그 말씀은 당 밖의 다른 정치세력과 연대 가능성은….
= 한나라당이 가진 잠재력, 이 에너지를 최대한도로 키우고 발전시키는 게 내 과제입니다.
- 외부와 연대하는 일은 없다는 것인가요?
= 외연을 넓혀 나간다고 하는 데에서는 가능합니다.
- 그거 말고 이를테면 정계개편의 객체가 될 가능성은 없다는 말씀입니까?
= 그렇지요.
- 황우석 교수 사건에 대해 하실 말씀 없습니까?
= 황우석 교수가 논문 조작한 것은 분명 잘못이고 지탄 받아 마땅하고, 본인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나는, 우리가 가진 자산이 있다면 그 자산을 싹부터 완전히 자르지 말자는 것입니다. 황 교수가 논문 조작이나 잘못이 있어도 그 전에 이룬 과학적 업적이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여지를 주자는 게 내 생각입니다. 왜냐면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세계적인 경쟁력과 자산을 제대로 더 키우느냐, 아니면 있는 것조차도 밟아 없애느냐의 문제이므로 냉정하고 차분하게 황우석 박사 팀이 갖고 있는 과학적인 업적인 무엇인가, 발전시킬 가능성은 무엇인지 따져보자는 것입니다.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아무 때나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가진 싹마저 완전히 파헤쳐 없애면 그 뒤에는 회복할 길이 없어집니다.
더구나 지금과 같이 전세계 과학계가 첨예한 시간 싸움을 벌이는 때라면 우리가 갖고 있는 가능성을 보존하고 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합니다.
- 파주 경제특구 소개를 좀 해주시죠.
= 작년 평화축전의 결론으로 ‘한반도 평화경영정책 10대 과제’를 정했는데, 제가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 지원을 좀더 적극적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입니다.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북한의 경제적 기반, 특히 농업기반을 튼튼히 해주자, 그렇게 해서 북한과 대한민국의 경제협력의 기회를 넓히자, 상생협력의 길을 넓히자, 그래야 그길로 우리가 세계로 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북한의 개혁개방의 가장 분명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초에 제가 세배를 갔었는데, 그 자리서도 김 전 대통령이 “기회가 되면 북한 가고 싶다. 기차 타고 가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기차 타고 북한 가는 기회가 오길 바라고, 그걸 통해서 6·15 공동선언이 더욱더 발전을 하고 경제특구 같은 것을 만들어서 개성공단과 남쪽의 경제활동이 더욱 긴밀하게 협조가 돼서 우리 기업도 살 길을 찾고, 북한의 어려운 주민들도 살 길을 찾고, 이런 상생발전의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런 차원서 경기도에서 경제특구를 제안했고, 금년 들어서 벼농사 시범사업 계획을 작년 3㏊에서 신년도에 100㏊로 늘렸습니다.
- 경제특구는 진전이 있습니까?
= 지금은 제안의 단계입니다.
- 저쪽에서 답변은요?
= 아직은 그럴 단계는 아니고, 이런 사업은 구상과 제안의 단계에서 북한은 북한대로 검토할 것이고 한국 정부에서도 검토를 해야 됩니다.
- 도지사 후보 관련해서, 한나라당에서 영입 얘기 나오는데요?
= 나는 (외부 영입은) 최소한도 경기도에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봐요. 그리고 외부인사 영입을 그렇게 쉽게 생각할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외부인사 영입이 정치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과연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이미 나오겠다고 한 사람들이 오랫동안 준비를 하고 치열한 경쟁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고, 꼭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봐요. 정치적 명망성 위주의 외부인사 영입은 신중해야 합니다. 국회의원 공천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다, 대통령 후보다, 이런 것을 영입해서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 전에 차기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공정한 당내경선과 선거를 통해서 걸러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지사님 입장에서 차기 지사 후보는 어떤 자질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축소판인만큼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세계사적 위치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경기도를 단순히 다른 지방과 경쟁하는 단위로, 또는 경기도가 가장 크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한다든지, 이런 것을 넘어서서 대한민국이 처한 역사적, 세계사적인 위치 속에서 경기도를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그런 면에서는 세계화 마인드가 굉장히 필요합니다.
-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수고했습니다.
인터뷰·정리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사진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민주화 운동뒤 강단에…경기지사 재수끝 당선
손학규 경기지사는 화려한 이력을 지녔다. 젊은 시절 민주화 운동과 빈민 운동을 했고, 대학 교수를 하다가, 정계에 입문해 국회의원, 장관을 지냈다.
교사 부모에게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대학 1학년 때인 1965년 한-일 회담 반대 시위를 시작으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사건 규탄 시위, 학원자유화투쟁 등으로 두 차례 무기정학을 받았다. 이후 구로공단과 원주농장, 청계천 판자촌 등지에서 노동운동과 빈민운동을 하면서 수배와 투옥 등의 고초를 겪었다. 1980년대엔 영국 옥스포드대로 유학을 다녀와, 인하대와 서강대에서 5년간 정치외교학 교수로 재직했다.
1993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제의로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 출마해 14대 국회에 진출했으며, 민자당·신한국당 대변인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1998년 의원직을 던지고 경기지사 선거에 나섰지만, 여당의 임창렬 전 부총리에게 패배했다. 2000년에 다시 국회에 들어왔다가, 2002년 경기지사에 재도전해 진념 전 부총리를 누르고 당선됐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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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경기지사 주요 약력
△경기 시흥(59)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 △인하대·서강대 교수 △14~16대 의원 △민주자유당·신한국당 대변인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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