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예비 후보 연쇄 인터뷰 ⑤ 이명박 서울시장
이명박 서울시장은 그동안 서울시정에 전념한다는 이유로 정치 인터뷰를 극구 사양해 왔다. 하지만,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도래했음을 의식한 탓인지, 대선 예비후보 연쇄 인터뷰에 응했다. 그리고 비교적 예민한 정치적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쏟아냈다. 24일 오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이 시장을 만났다. 김병일 서울시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애초 인터뷰 일정은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오전 홍준표 의원이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해 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며 15분 정도 늦게 시장실에 나타났다. 인터뷰 뒤에는 중요한 점심식사 약속이 있다고 했다. 인터뷰 시간이 너무 짧다고 항의하자, “오후에 다시 이어서 하자”는 대답이 돌아왔다. 정치적 쟁점을 중심으로 긴박하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시간을 줄여서 미안했는지, 답변은 비교적 충실하게 나왔다. # 한나라당 집권 가능한가
박근혜 대표와 협력은 필수 정책대안 내고 더 노력해야 -바쁘실텐데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들어 정치 뉴스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습니다.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질문을 짧게 할테니 답도 가급적이면 짧게 부탁드립니다. =정치 안 하는데 자꾸 정치를 하자고 하네요. 허허. -2006년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선지 몇년이 지났는데요, 세계의 변화와 역사의 흐름을 볼 때 우리나라가 올바로 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노무현 정권의 지난 3년을 평가해 주신다면요? =너무 국내문제에 치중했습니다. 세계는 지금 모두 국가 간 협력시대로 왔는데 우린 그런 점에 좀 소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국내 문제에만 너무 치중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21세기는 지도자들이 국내 정치에 몰두해서 이렇게 하는 경우는 별로 없죠. 저도 내일 다보스 포럼에 가지만, 세계 각지에서 다 오니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초청을 받아서 가는 것인데요. 그런 점에서 답답하죠. 국내 문제에 치중하고 그러면서 한 걸음도 앞으로 못나가고 있죠.
-국내 현안으로 양극화 문제가 있는데 정부가 잘 대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양극화 용어가 갑자기 나왔어요. 계층간 갈등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용어를 통해 국민들이 받는 인식의 영향도 있는데, 마치 크나큰 대결이 있는 것처럼 됐어요. 정부가 쓰는 용어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요. 누가 봐도 양극화란 것은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하지요. 세대간, 빈부간, 계층간 갈등이 좀 있을 수 있는데요, 결국 이 문제에 대해서는 원인, 행위가 정권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봐요. 노 대통령 연설을 보니 (양극화가 심화된 게) 아이엠에프 이후라고 하는데 이후 회복되면서 서민이 상당히 활기를 찾기 시작했거든요. 요즘 서민이 활기를 못 찾고, 또 중소기업 위주로 한다는데도 중소기업도 활기를 못 펴고 있고요. 이 정권 들어와서 그점이 문제가 있어요. 결국 정권이 부자에게도 좀 두렵고 겁주는 정책을 쓰고 있고, 그렇다고 서민이 실질적인 소득 향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 정권에 책임이 있는데 이제와서 양극화에 대한 구체적 대안도 없어요. 양극화란 용어만 내놓아서 오히려 더 걱정스러움을 던진 것 아닌가 싶어요.
보수쪽이라 생각하지만 일 자체는 개혁적 수행 -한나라당에서 시장님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이재오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됐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재오 의원은 다 절친한데. 하하. 이명박 시장과 가깝다는 개념보다 당이 대여 협상과 투쟁 양쪽을 놓고 어느 사람이 적합하냐는 고민 끝에 이재오란 사람을 선택한 것 같아요. 이재오 의원을 선택 한 것이 어쩌면 박 대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도 의원들이 생각한 것 같고요. 그래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 시장과 가깝다는 것보다 당의 대외 협상과 투쟁에 필요한 인물을 고른 것이고, 이것이 외려 일변도로 나가고 있는 박 대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점이 있는 것 같아요. -당내 소장파인 원희룡, 남경필, 정병국 등 젊은 의원들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본인들이 하기에 달렸죠. 누구든지 자기의 논리를 일관성 있게 주장하면 처음에는 마찰과 오해가 있어도 신뢰를 받을 수 있어요. 그러나 그때그때 포퓰리즘에 빠져 그렇게 해 버리면 안되죠. 과거 정치사를 보면 젊은 사람이 한때 인기를 끌다가 사라진 것을 볼 수 있거든요. 지금 한나라당의 젊은 의원들을 평가하기는 빠른 것 같아요. 앞으로 몇가지 고비가 있잖아요. 지방선거, 대선 그리고 당의 여러 상황을 두고 어떤 행보를 하느냐, 여기에 따라 상당히 중요한 결정이 있지 않겠느냐 싶어요. 지금까지는 내가 볼 때 당이 너무 보수적인데, 좀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이런 목소리가 있다는 게 나쁘지는 않죠. 좀 다양해 보이잖아요. 국민이나 젊은층에서 보면요. 똑같은 목소리를 내면 너무 보수적인데, 그런 데 대해 긍정적인 관점이 있고요. 그러나 개개인이 포퓰리즘에 빠지면 개인 발전이나 당 발전에도 도움이 안돼요. 그렇게 되면 어려워지는 거죠. 지금까지는 판단을 딱 해버릴 수 없고 지금부터 중요하다고 봐요. -서울 시장이 되기 위해 뛰는 정치인들이 많은데요. 그중엔 아예 시장을 대선 주자를 위한 중간 단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서울시장이 어떤 덕목과 자세를 갖춰야 하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렇게 봐요. 천만 시민에다가, 하루에 천만 이상 전국에서 찾는 서울을 개인의 정치적 발판으로 보는 것은 아주 비극이죠. 개인으로서도 있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고요. 서울의 비중이 너무 커서 그렇게 할 수 없죠. 저는 서울시장을 잘해서 평가받는 것은 모르지만, 그걸 발판으로 어떻게 한다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생각해요. 국내외의 예도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정치인은 외국서도 성공을 못해요. 시민들이 지지를 하지 않거든요. 저 사람 하는 것이 정치적이고 시민의 행복을 위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죠. -서울시장 외부 영입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에서 그런 방침을 세웠다고 하던데요. 확실한 것은 모르겠는데…. 외부 영입이 있더라도 경선을 거치고 다양한 인물에게 이렇게 기회를 주는 것은 나쁘지 않죠. 그러나 기존에 이미 당내에서 한 발 앞서 간 사람 입장에서 보면 당이 분명히 해 줘야죠. 외부 영입 여부를 분명히 해 줘야죠. 자꾸 한다 만다 이야기하면 기존 후보를 폄하하는 것이 될 수 있거든요. 잘못해서 당내에 있는 사람들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냐, 그래서 외부 영입론이 나오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이미지를 줄 수 있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빨리 당이 방침을 세워서 확고히 하든지 해야죠. 영입 이야기도 한때 나왔다 없어졌다가 다시 나오데요. 그러면 당내에 있는 사람들이 폄하돼서, 궁극적으로 외부영입에 성공을 못하면 상당히 불리한 입장이 되니까요. 당이 전략적으로 방침을 잘 세워야죠. -다음 대선의 명제라고 할까요, 시대정신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을 어떻게 보십니까? =글쎄요. 나는 뭐 대통령이 되려면 여러 요건이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국제 감각을 가진 경제 전문가’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봐요. 국제 감각을 갖췄다는 것은 포용도 하고 남의 나라까지요, 당연히 국내도 포용하겠지요. 21세기 WTO 시대에는 솔로가 없어요. 음악으로 말하면 혼자하는 게 없죠. 다양한 국가와 협력해야 해요. 다국적, 다자간에 다양한 협력 등, 요새는 다 그런 것이잖아요. 하나도 홀로하는 것이 있을 수 없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좀 국제적 감각이 있어야죠. 세계는 모든 경쟁이 문호가 개방되어, 그 안에서, 자국민 경제를 살려서 행복하게 하는 경쟁이 됐어요. 에이펙(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이 만나서 뭐해요? 조류독감을 어떻게 막냐, 어느 나라 달러 환율이 어찌되나, 유가는 어찌되나 하는 거죠. 최고 영수들이 모여서 하는 것은 각자 모두 인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쟁이거든요. 우리도 결국 그렇게 가지 않겠어요? 최종적으로는. 그게 바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자리도 만드는 것이고 그런 거죠. 경제가 살아나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굳이 말하면 그렇다고 볼 수 있죠. -‘대통령감’이나 ‘대선후보감’으로 박근혜 대표를 어떻게 보나요? =그야 물으나 마나 제가 좋다고 하죠. 하하. 박 대표도 물론 대통령감이라 할 수 있고요. 아직은 다른 당은 어찌되는 지 모르지만. -손학규 지사는요? -좋은 사람이죠. 자격이 있죠. -여당의 정동영 전 장관, 김근태 의원은요? =음, 글쎄 내가 뭐 평하기에 좀 어렵지요. 평을 안하는 것이 좋겠죠. -고건 전 총리는요? =대한민국 공직자 중에서 최고의 행정 전문가로 존경 받는 것 아닌가요? 행정을 하셨으니까. 기업을 한 것은 아니니까요. 한국에서 드문 행정가 아닌가요? 시대를 초월해, 정권을 초월해 죽 해오시고, 그만큼 인정을 받았다는 것 아닌가요? # 개헌은 어떻게
공약 내세워 검증 거친뒤 다음 대통령이 실시해야 -대통령감으로서는요? =바로 선임 시장이니 무조건 휼륭한 거죠. 허허. 상대 후보를 평가하는 것은 나한데도 묻지말고, 다른 데 가서 나에 대해서도 묻지 말고요, 국민이 다 판단해요. 대한민국 국민들이 간단치 않아요. 여러차례 다양한 대통령을 만나면서 국민 수준도 높아졌어요. -한나라당 득표는 지역별로 불균형인데요, 그동안 영남에서 득표가 많았고, 호남은 득표력이 없고, 충청 지역도 미지수인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역사 이래 처음으로 수도권이, 서울·경기·인천이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지지가 높아요. 물론 뭐 영남은 그렇지만은. 지금은 충청권도 아마 제일 높을 겁니다. 한나라당이 호남권만 아직 높지 않은데, 나는 호남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고 봐요. 한 마디로 말하면 호남 민심이 탈정치를 하고 있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변화가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지역감정, 영·호남 갈등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나는 원래 지역을 전혀 고려 안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기업에서 인사할 때 부사장 4명을 뽑는데 뽑고 나니 호남이 세 사람이더라고요. 전남 둘, 전북 하나, 경기 하나, 이렇게 됐어요. 나는 분야별 능력을 보고 뽑았어요. 뽑고 나서도 저는 지역을 잘 따지지 않는데 사람들은 그리 안 보는 것 같아요. 한때 이명박이 드라마에서 군산으로 나오더니 저 사람이 진짜 군산이 맞다는 소문이 났다고 그래요. 우리는 전혀 그런데 개의치 않아요. 아마 한나라당 정치인으로선 호남에서 가장 거부감 없이 여러 분야에서 강사로 초청 받고 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과거에도 그랬어요. 제 자신이 그렇지 않으니까. 그분들도 잘 아는 것 같아요. 제가 종로에 출마할 때는 여수에서 올라와 호남분들이 선거 운동을 해줬어요. 이것은 정치인이 인위적으로 갈라놨기 때문에, 이제 그걸 뛰어넘는 정치인이 나오면, 이제까지는 정치는 영남을 이용하고 호남을 이용했거든요. 이걸 이용해서 득표했거든요. 호남이고 영남이고 그런 지역 기반으로 표를 얻어야 하는 궁색한 정치인 아니고, 이를 뛰어넘는 정치인이 나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봐요. 이걸 정치인들이 없애려고 뭐 인위적으로 말하면 더 자극하는 것일 뿐이에요. 이미 국민들은 준비가 되어 있어요. 영남, 특히 호남 분들은 이제 지역감정을 뛰어넘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아요. 호남 분들의 그런 것을 보고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국민은 이미 뛰어넘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오히려 정치인은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 지금도 지역을 갈라 득표를 하려는 전략을 쓰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거 잘 주시해야 할 것 같아요. 이건 그야말로 처음 대답하는 것이지만. -5월31일 지방선거가 있는데, 한나라당이 완승할까요? =완승이란 게 있겠어요.? 지역 차이가 있겠지요. -수도권으로 좁혀서 보면요? =지금 현재, 역사에서 이렇게 한나라당이 지지받은 일이 없는데요, 수도권 사람들은 당보다 인물을 많이 생각할 것 같아요. 인물만 제대로 뽑아내면 한나라당이 석권할 수 있을 겁니다. 좋은 후보에다 여기에 당 지지까지 합쳐지면 쉽게 석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나름의 확신이 있어요. -지방선거 이후에 정계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특히 한나라당 빼고 나머지 세력이 반한나라당 연대 전선을 만들 가능성이 있는데요? =나는 정권을 잡으려고 이합집산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봐요. 정책을 갖고 갈라지면 좋겠죠. 정책이 진보적이라든지, 정책의 차이가 있으면 그렇게 해야죠. 미국 공화당이나 보수당처럼요. 차이가 없는 듯하지만 차이가 있잖아요? 그러나 선거 전략상 득표를 위해 이합집산하는 것은, 이런 과거의 전통적인 수법이 다시 이뤄지면, 정치적인 퇴보라고 보죠. -성공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시나요? =그렇게 하면 국민들이 볼 때 너무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지 않겠어요? -개헌에 대해서는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개헌의 필요성은 있다고 봐요. 21세기 들어 여러 분야가 변했잖아요. 환경, 양성간 문제도 있고, 또 남북 관계 등 많이 변했어요. 여러 손댈 분야가 있다고 보는데 나는 이 정권이 정권 말기에 헌법을 개정하는것은 반대죠. 이것은 각 당이 헌법 개정에 대한 좋은 안을 공약으로 내세워 국민에게 우선 토론도 하며 보여주고 난 다음에, 당선된 사람이 정책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헌법을 바꾸는 것은 당위성이 있더라도 굉장히 신중하게 절차를 밟는 것이 후세를 위해서도 좋다고 봐요. 누구든 정권이 자기 편의에서 헌법을 쉽게 바꾸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나는 이번에 우리가 논의를 하더라도 공약으로 내고 그리고 나중에 된 사람이 초기에 1~2년 안에 해야 한다고 봐요. -외교·안보 분야의 철학과 비전은 어떤 것입니까? =우리는 사실 기업활동을 해외에서 주로 했어요. 그러다보니 정부 지도자도 만나곤 하죠. 나는 마하티르나 고르바초프와도 개인적으로 친합니다. 지금은 과거 냉전의 시대가 아니에요. 21세기는 철저하게 국익과 관련되어서 협조하고 떨어지는 것이죠. 옛날엔 안보 위주로 동맹 관계를 했지만 지금은 경제 협력관계로 해서 각자의 필요에 맞게 합쳐지는 것 아니겠어요? 아세안이든 유럽연합이든 나는 철저한 개방에 의거해서 협력이 바탕되어야 한다고 봐요. -현 정권의 대북 정책은 어떻게 보나요? =우리가 북한 국민을 도와야 한다는 것, 즉 지금 예를 들면 의식주가 해결 안 되는, 특히 의식이 해결 안 된 나라를 돕는 것은 북이 아니라도 21세기 인류가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죠. 아프리카에 이런 나라가 있어도 도와주겠죠. 그런 가운데 동족이 그렇게 있으니 적절하게 도와주는 것은 좋은데요, 다만 도와주는 방법을 일방적으로 도와줄것이냐, 이걸 어떤 식으로 도와줘야 하는 것인가가 문제죠. 도와주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누구도 아마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시도 북한 어린이를 매년 도와줘요. 그런 인도적 지원은 우리가 다소 긍정적으로 해야 한다고 보고요, 그 다음 북한과의 평화유지, 개방 등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해요. 북한을 계속 도와주면 영원히 자립할 수 없거든요. 우리가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만큼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현 정권은 너무 인도적 지원에 치중해요. 그러면 영원히 도움을 줘야 하고 북한도 영원히 도움을 받아야 하잖아요. 중국과 같이 북한이 개방해야 한다고 보고요, 개방하면 자립할 수 있으니, 그점에도 우리가 강하게 지원하면서도 도움을 줘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죠. -한-미 양국이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했는데요, 민감하고 상징적 문제입니다. 중국과 대만이 충돌할 때 주한미군이 개입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기도 한데요? =그건 지금 언급하긴 힘들겠죠. 자세히 언급하면 현재 정부가 한-미간에 협상하는 데 자칫하면 도움을 줄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요. 현 시점에서 민감하게 제가 이야기 하진 않지만요, 그러나 나름의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한-미 관계에 대해 현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요? =과거처럼 안보, 경제적으로 100%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거든요. 그러나 국제 간의, 동맹 간의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 된다고 보죠. 우리가 일방적으로 경제, 안보상의 책임을 미국에 의존할 때와는 달라졌어요. 그래서 한-미간에 다소 입장의 변화가 와야 하지만, 한-미간 동맹 유지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 거죠. 경제적으로도 동맹관계를 잘 유지하는것이 좋다고 봐야죠. (비서들이 오찬에 가야 한다고 알림) -오후에 이어서 하시지요. =그렇게 하지요. 외교·안보까지 했으면, 중요한 것은 다 나왔는데…. (오후 4시15분께 사회부의 이찬영 기자와 이유주현 기자가 15분 정도 다시 만났음) -8·31 대책 이후 안정기조를 찾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서울시의 정책은 무엇입니까? =정부가 방책을 다 갖고 있는데 서울시가 무슨 대책이란 게 있겠어요. 하지만 부동산이란 것은 무슨 제도를 만들었다고 해서 금방 안정되는 게 아닙니다. 일관된 정책에 의해서 꾸준히 물량을 공급해야 합니다. 현재 서울시는 강북에 뉴타운사업을 해서 공급물량을 내고 있고 자립형 사립고도 처음으로 강북에 세 곳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강남 옆에 강남보다 더 큰 것을 만들겠다면(송파신도시를 가리킴), 강남에서 결코 헤어나올 수 없을 겁니다. 정부가 2년 전 1차 강남부동산대책회의에서 결정한 것은 강북뉴타운이 촉진되도록 지원해서 강남 쏠림을 막자는 것이었어요. 그러면 그대로 일관된 정책을 펴면 됩니다. 건교부도 송파신도시에 대해서 자세한 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송파신도시가 생겨나면 행정구역에서 떨어져 나가야 하는데 그런 사항에 대해서는 검토한 게 없다고 하더라구요. -국가 전체를 경영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른다면, 곧 대통령이 된다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이전, 지방혁신도시 등을 어떻게 할 생각인지요? =가정을 미리 해놓은 질문에 답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은 것 같아요. 여기에 대답을 하면 대통령이 된다는 전제를 인정하는 셈인데, 사실 나는 공식적으론 아직 대선 출마 선언한 적 없어요. 너무 빠른 이야기입니다. 다만 나 또한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서는 강한 집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3만불 소득이 되려면 현재 수도권 도시들만으로는 안되고요, 전국적으로 몇개의 생산기지가 생겨나야 하고, 거기서 문화·교육이 일어나는 그런 곳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남·영남·충청권 등에 새로운 생산 기지들이 생겨나야 합니다. -최근 스마트 카드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국스마트카드’의 최대주주로서 서울시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입니까? =잘못됐으면 고치는 것 밖에 방도가 있나요. 지하철역에서 중복해서 단말기에 카드를 댔을 때 생기는 이중차감 문제는 다른 단말기에 여러번 카드를 대는 사람이 잘못입니다. 카드단말기 오작동은 하루에 1~2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물론 1~2건 생겨도 잘못이 있으면 바로 고쳐야 할 겁니다. 2월까지 보완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조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가 한강 거북선이 통영까지 가는 행사를 벌이면서 반응이 좋았습니다. 남북한의 분단된 물길을 뚫는데 대한 비전을 가지고 계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서울~인천간에 새롭게 경인운하를 뚫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입니다. 남북협상을 통해 선박을 운항하기로 하고 준설해서 뱃길을 만들면 서울 한강에서 인천까지 곧바로 배가 드나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뱃길을 뚫겠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국가 어젠다’로서 제안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국회의원으로서 경부운하의 필요성을 처음 제기했을 때도 국가에 제안을 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남북물길을 뚫는 일도 국가적 과제로 다룰 수 있는 주제라고 봅니다. 인터뷰·정리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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