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이재명, 거침없는 ‘차별화 정치’

등록 2020-12-22 23:42수정 2020-12-23 02:32

코로나 지원 정책에 “자린고비”
“임차인 손실, 국가가 부담해야”
국가재정 동원·거리두기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존재감 키우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3차 유행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방역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3차 유행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방역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당·정·청보다 한발 앞선 방역조처와 의제 설정에 승부수를 걸면서 거침없는 ‘코로나 정치’를 펼치고 있다. 이 지사의 적극 행보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워낙 위중한 까닭도 있겠으나,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결단과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을 망설이는 당·정·청과 차별화하며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셈법도 읽힌다.

이 지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가 한국의 일반재정수지 적자는 42개 주요국 가운데 4번째로 작다고 밝혔다”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뿌듯하시냐”고 따져 물었다. 이 지사는 “어려운 국민들 삶을 돌보지 않아 재정 손실이 적었다는 사실에 수치심을 느껴도 모자랄 판”이며 “전쟁 중 수술비 아낀 건 자랑이 아니라 수준 낮은 자린고비임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홍 부총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세계 각국이 재정을 쏟아붓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지출을 아낀 것을 꼬집으며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촉구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 지사는 최근 이슈로 불거진 임차인 보호 문제와 관해서도 “임차인의 경제 손실은 임대인에게 전가할 게 아니라 국가재정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의 경제위기는 임대인의 잘못이 아니기에 책임을 임대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라며 “국가재정으로 부담하는 게 맞고, 그 방법은 이미 효과가 입증된 재난 기본소득의 지역 화폐 보편지급이 돼야 한다. 지금의 역경이 특정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기에, 국가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서 논의 중인 선별지급에 대해서도 공세를 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이나 보수 경제지, 심지어 집권 여당 일부에서 자꾸 선별적 핀셋 지원을 얘기한다”며 “나랏돈을 아낀다는 논리로 강행된 선별지급(2차 지원금)이 재정 집행의 효율성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예산 낭비나 다름없는 정책 실패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민주당은 지난 9월 2차 긴급재난지원금 때처럼 영업 제한 수위에 따라 업종별로 재난지원금을 주고, 여기에 임차인의 경우 추가로 정액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둘러싸고도 이 지사는 특유의 전투력을 과시하고 있다. 당·정·청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3단계 격상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사는 지난 17일 수도권 내 ‘5인 이상 집합 금지’ 행정명령을 제안해 결국 서울시와 인천시의 동참 결정을 얻어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가 3단계 격상에 유보적 태도를 보이는 사이 이 지사가 공격적으로 치고 나간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의 이런 행보를 두고 자신의 주특기인 ‘개혁성’과 발 빠른 ‘실행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하는 이들이 많다. 재정건전성과 장기적 복지지출 계획 등 큰 틀에서 봐야 하는 사안을 앞세우되 중요 고비마다 보수적 관료들과 차별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리더 이미지를 굳히는 전략인 셈이다.

이지혜 김원철 기자 god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김민전에 “잠자는 백골공주” 비판 확산…본회의장서 또 쿨쿨 1.

김민전에 “잠자는 백골공주” 비판 확산…본회의장서 또 쿨쿨

중립인 척 최상목의 ‘여야 합의’…“특검도 수사도 하지 말잔 소리” 2.

중립인 척 최상목의 ‘여야 합의’…“특검도 수사도 하지 말잔 소리”

원희룡·이용…뺏지 없는 국힘 당협위원장들 “매일 관저 앞으로” 3.

원희룡·이용…뺏지 없는 국힘 당협위원장들 “매일 관저 앞으로”

박종준 빠져도, 경호처 ‘김건희 라인’ 건재…“저항 명분 삼을 수도” 4.

박종준 빠져도, 경호처 ‘김건희 라인’ 건재…“저항 명분 삼을 수도”

천공 “윤석열, 하느님이 점지한 지도자…내년 국운 열린다” 5.

천공 “윤석열, 하느님이 점지한 지도자…내년 국운 열린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