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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난민 수억명…빈곤층 위한 기후변화 해법 있어야”

등록 2019-10-24 01:49수정 2019-10-30 14:49

기조강연
세넷 런던정경대 명예교수
노나카 로마클럽 집행위원
노나카 도모요 로마클럽 집행위원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지속가능한 경영은 어떻게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는가’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노나카 도모요 로마클럽 집행위원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지속가능한 경영은 어떻게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는가’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3일 열린 2019 아시아미래포럼의 오후 첫 기조강연자인 리처드 세넷 영국 런던정경대 명예교수는 영상전화로 청중과 만났다. 건강이 나빠져 입국하지 못한 그는 인터넷 전화선을 통해 ‘기후변화와 도시의 정치·사회적 영향’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세넷 교수는 도시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완화’와 ‘적응’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적 상황에 맞닥뜨릴 때 근본 위험을 제거하는 게 ‘적응’이고 이를 막아보려는 게 ‘완화’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을 강타했을 때 주민들은 파도를 막을 수 있는 방파제 설치(완화)를 원했지만 이는 지속가능한 방책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런 방법으로는 어느 지역은 버려지고 주민들은 흩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넷 교수는 “트럼프 시기의 낙관주의로 방파제만 세우면 된다는 접근보다는 현실적으로 적응 조처를 도입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후난민’이 대거 양산되는 현실도 짚었다. 그는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기후난민들은 현재 1억7천만명 규모에서 6억5천만명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이는 난민은 물론이고 난민을 받아줄 도시에도 모두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본국의 핍박이 입증돼야 하는 난민법상 기후변화에 따른 이주민들을 난민으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세넷 교수는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모두 예시한 그의 결론은 더욱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조처로 다가갔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구조의 재배치”와 “특권층뿐만 아니라 빈곤층에게도 적용되는 기후변화 해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리처드 세넷 영국 런던정경대학교 사회학 명예교수가 23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화상전화를 통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리처드 세넷 영국 런던정경대학교 사회학 명예교수가 23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화상전화를 통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또 다른 기조강연자인 노나카 도모요 로마클럽 집행위원은 ‘무엇을 위한 비즈니스인가’라는 주제로 지속가능한 경영 철학을 밝혔다. 로마클럽은 ‘유한한 지구’라는 문제의식을 가진 세계 각국의 지식인으로 구성된 단체다. 이 모임의 집행위원인 노나카는 2005년 일본 전자업체 산요의 최고경영자였다. 당시 산요는 부채가 1조2천억엔에 이르렀고, 지진 피해, 수요 감소, 회계부정 의혹이 겹친 부실기업이었다. 그는 침몰 위기에 빠진 산요를 구하기 위해 핵심 산업만 남기는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지속가능성’을 경영의 근간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는 단기 수익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기존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닥쳐 만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 뒤 경영난이 이어진 산요는 2011년 가전 부문이 중국 기업 하이얼에 매각됐고 결국 2013년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노나카 위원의 ‘싱크 가이아’ 전략으로 탄생한 ‘아쿠아’ 가전 라인은 현재 하이얼의 대표 상품군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과거 경험을 소개한 노나카 위원은 “요즘은 모든 잣대가 돈이고 사람들이 돈만 좇는 맘모니즘의 시대”라며 “돈만 좇다 보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나카 위원은 “우리가 문제를 만들 당시에 가졌던 사고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며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인간은 한낱 작은 존재에 불과하고 잠시 지구에 머무는 승객일 뿐이라는 아시아의 정신문화와 지혜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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