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2018 노벨생리의학상]
미국 앨리슨, 일본 혼조 수상 영예
잃어버린 항암면역 되살리는 항체 개발
새로운 항암요법의 토대 마련 업적
‘항체로 면역브레이크 작용 차단’ 원리
부작용 줄이고 치료범위 확대는 과제
미국 앨리슨, 일본 혼조 수상 영예
잃어버린 항암면역 되살리는 항체 개발
새로운 항암요법의 토대 마련 업적
‘항체로 면역브레이크 작용 차단’ 원리
부작용 줄이고 치료범위 확대는 과제
면역세포(T세포)들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기존 항암 치료법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데 주력했다면, 항암면역 요법은 우리 몸 면역계에 있는 약해진 항암 능력을 회복하고 북돋아주어 암세포에 맞서게 하는 새로운 전략을 택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아왔다. 항암면역에 쓰이는 항체 치료제는 2010년대 이후에 임상치료에 쓰이기 시작했다.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앨리슨 교수와 혼조 교수는 면역 티세포(T세포)를 활성 정지 상태로 만드는 일종의 ‘면역 브레이크’를 풀어줌으로써 T세포의 암세포 공격력을 활성화 하는 항체를 각각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앨리슨 교수는 T세포에서 면역 브레이크 기능을 하는 단백질 시티엘에이-4(CTLA-4)의 작용을 차단하는 항체를 개발했으며, 혼조 교수는 또 다른 면역 브레이크 작동 스위치 격인 단백질 피디-1(PD-1)의 작용을 차단하는 항체를 개발했다. 이런 항체는 T세포의 암세포 공격력을 북돋아주는 항암면역 치료제로 쓰인다.
[참조]
* 항암면역 치료에 관한 한겨레 ‘미래&과학’의 이전 글들
▷ 새로운 항암 전략…암세포 방어술 낮추고 면역세포 공격력 높이고 (2018.07.02.)
▷ ‘암세포 약물내성을 깨라’ 면역항암제의 치열한 도전 (2018.03.19.)
▷ ‘항원제시세포’ 납신다…항원 식별해 ‘면역공격 대상’ 제시 (2018.07.10.)
* 2018 노벨 생리의학상 자료
https://www.nobelprize.org/prizes/medicine/2018
“T세포의 항암 면역을 연구해온 신의철 카이스트 교수(면역 및 감염질환 연구실)는 “면역 관문은 과도한 면역반응을 막기 위해 T세포의 활성을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면서 “활성을 띤 T세포의 표면에 생겨나는 ‘피디-1(PD-1)’이라는 수용체(신호감지 단백질)에 ‘피디-엘1(PD-L1)’이라는 리간드(짝 단백질)이 달라붙으면 ‘티세포 활성 정지’ 스위치가 켜진다”고 말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암세포들이 PD-L1 단백질을 다량으로 달고 다닌다는 데 있다.
신 교수는 “이 때문에 암세포가 자신을 공격하러 온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해 탈진 상태로 만드는 상황이 벌어진다”면서 “이런 일은 암 환자한테서 꽤나 흔히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져 왔다”고 말했다.“(한겨레 2018년 7월2일치 기사에서)
한겨레 자료그림
마찬가지로 면역세포 표면에서 면역 브레이크 작용을 하는 또 다른 단백질 ‘CTLA-4’를 차단할 수 있는 항체가 앨리슨 교수에 의해 1990년대에 만들어져, 마찬가지로 2010년대에 항암 약물로 개발됐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업적 설명자료에서 CTLA-4의 면역 억제 가능은 일찌감치 알려져 1990년대에 많은 연구자가 이를 자가면역 질환 치료 수단으로 활발히 연구했는데, 앨리슨 교수는 이와 달리 CTLA-4의 면역 브레이크를 풀어 항암 면역 치료에 활용하려는 아주 다른 길을 걸어 연구해왔다고 소개했다.
면역 브레이크 풀어주는 항체 약물들 혼조 교수와 앨리슨 교수의 연구 업적은 T세포의 면역 조절 시스템인 ‘면역 관문’ 자체를 닫아버려 면역세포의 암세포 공격력을 높이는 항체 약물 개발의 길을 개척한 데 있다. 암세포에 의해 교란된 면역 관문 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지금까지 연구자들이 찾아낸 방식은 대체로 두 갈래다. 면역 활동 정지 신호를 감지하는 T세포의 수용체(PD-1)를 덮어버리는 항체를 만들거나, 면역 활동 정지 신호를 보내는 암세포의 단백질(PD-L1)을 덮어버리는 항체를 만드는 전략이다. 이렇게 면역 관문을 닫아버리면 면역세포는 활성을 띠어 암세포에 대한 면역 공격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
다음은 노벨위원회가 설명자료에서 혼조 교수와 앨리슨 교수의 업적을 설명하며 제시한 그림이다.
출처: 노벨위원회 수상업적 설명 자료
위 그림의 왼쪽 아래는 CTLA-4의 작동을 차단하는 항체(녹색 표시, 면역항암제)를 만들어 CTLA-4에 달라붙게 함으로써 면역 브레이크의 기능을 막는 과정을 보여준다. T세포는 면역 활성을 띠어 항원 정보가 지목하는 암세포를 공격한다.
앨리슨 교수는 면역 브레이크 구실을 하는 CTLA-4에 달라붙어 그 기능을 차단하는 항체를 개발해 암질환 모델용 실험쥐에 주입했더니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출처: 노벨위원회 수상업적 설명자료
혼조 교수는 면역 브레이크 구실을 하는 PD-1을 차단하는 항체 물질을 만들어 실험용 쥐에 주입했더니 흑색종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출처: 노벨위원회 수상업적 설명자료
두 항체 요법을 결합했을 때에 치료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노벨위원회 수상업적 설명자료
다음은 노벨위원회 자료의 설명이다. “CTLA-4와 PD-1 작용 차단의 효과를 보여주는 초기 연구 이후로 임상연구의 발전은 극적으로 이뤄져 왔다. 우리는 이제 ‘면역관문요법’이라 불리는 이 치료법이 진행암을 지닌 특정 암환자 그룹에 대해 결과를 크게 바꿔놓고 있음을 알고 있다. 다른 암 치료법과 비슷하게, 심각해져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부작용도 관찰된다. 이런 부작용은 과도한 면역 반응과 자가면역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그렇지만 부작용은 대체로 관리될 수 있다. 항암요법을 개선하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런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오철우 선임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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