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구역 확정…이르면 4월8일 첫 시험비행
성공 땐 지구 아닌 천체에서의 첫 동력비행
성공 땐 지구 아닌 천체에서의 첫 동력비행
인지뉴이티의 화성 비행 상상도.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나사는 지난 21일 인지뉴이티에 씌워놨던 보호덮개를 벗겨냈다.
화성 중력은 지구의 3분의1…공기 밀도는 100분의1 화성에서의 비행 조건은 지구보다 훨씬 나쁘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분의 1 수준으로 작은 반면, 공기 밀도는 지구 표면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 또 낮에 화성 표면이 받는 햇빛 에너지는 지구가 받는 양의 절반 수준이고, 밤에는 기온이 영하 90도까지 내려간다. 이런 극심한 일교차는 헬리콥터의 전자장치에 손상을 줄 위험이 크다. 나사는 이를 고려해 헬리콥터를 작고 가볍게 만드는 한편 내부 온도를 유지해줄 수 있는 히터 등으로 극한환경에서도 헬리콥터가 정상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화성 궤도선에서 본 인지뉴이티 비행 장소.
지상 3미터 높이에서 30초 동안 선회 비행 나사는 인지뉴이티의 비행시험장으로 바위 같은 장애물이 없는 가로, 세로 10미터 크기의 평지를 골라놨다. 퍼시비런스가 이곳에 도착한 뒤 비행 준비를 모두 마치는 데 걸리는 기간은 6일(화성일 기준)이다. 인지뉴이티를 비행장에 내려놓기 전에 인지뉴이티를 배 밑에 묶어뒀던 고정 장치를 풀고, 이어 4개의 다리를 편 다음 퍼시비런스의 전원을 이용해 6개의 전지를 충전해야 한다. 인지뉴이티의 1회당 비행시간은 30초다. 분당 2537회씩 회전하는 날개가 만들어내는 양력의 힘을 이용해 초당 1미터 속도로 지상 3미터 높이까지 올라가 비행 구역을 선회한 뒤, 다시 이륙했던 곳으로 돌아와 착륙한다. 인지뉴이티에 탑재돼 있는 두대의 소형 카메라가 이 과정을 촬영해 지구로 보내온다.
퍼시비런스의 카메라로 본 헬리콥터 비행 구역.
인류 최초 동력 비행기에 썼던 천 조각 가져가 나사는 이번 비행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1903년 12월17일 라이트 형제가 띄운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기 ‘플라이어’의 날개 겉면을 씌웠던 천 조각 일부를 인지뉴이티에 탑재했다. 이 천 조각은 헬리콥터의 태양전지 아래쪽에 절연 테이프로 씌워져 있다. 나사는 1969년 아폴로11호의 달 왕복 비행 때도 플라이어 날개의 천 조각과 나무 조각을 실어보낸 바 있다. 나사는 헬리콥터 비행이 성공하게 되면 향후 화성 탐사시엔 드론 탐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지뉴이티 운영 책임자인 팀 캔햄은 “공기 역학이 화성에서도 작동한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 이번 비행의 목표”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