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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물난리 일상화’ 아시아·유럽, 적도 감염병까지 온다

등록 2021-08-10 04:59수정 2021-12-28 11:05

“기후 영향 모든 지역에서 발생”
아시아, 강수량 증가하고 산사태
세계평균보다 해수면 빨리 상승
식량·식수 부족 8000만명 위협
지난달 22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한 남성이 폭우로 침수된 도로에서 좌초된 차량에 앉아 있다. 정저우/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한 남성이 폭우로 침수된 도로에서 좌초된 차량에 앉아 있다. 정저우/로이터 연합뉴스

북아메리카를 뒤덮은 50도 폭염, 서유럽을 삼킨 1천년만의 대홍수, 남유럽을 태우고 있는 초대형 산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아이피시시)는 9일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담은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를 승인하며 전지구적 1.5도 온난화를 돌이킬 수 없게 됐다는 암울한 결론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여러 기후 영향 요인이 모든 지역에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세계 주요 국가가 몰려있는 중위도 지역이 더는 살기 좋은 지역으로 불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진단을 덧붙였다.

아이피시시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1실무그룹 보고서 지역별 영향 팩트 시트’(Regional fact sheet)는 한국이 위치한 아시아지역에 대해 “장기적으로 강수량이 증가한다. 동아시아 일부 지역은 일일 강수량이 증가하고 일부 산지에서 산사태가 발생한다. 태풍이 극지방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19년 역대 최다 태풍(7개), 지난해 역대 최장 장마와 집중 호우 등 이미 경험하고 있는 여름철 이상 기후가 일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변화는 극지방 빙하가 감소하고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아시아 고산지대 빙하 유출량은 이번 세기 중반까지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아시아대륙 주변 해수면은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바람이 불지 않거나(중앙아시아), 산불이 증가(북아시아)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또 남아시아(인도)에서 폭염 스트레스가 늘고 연간 강수량이 늘 것으로 예측했다. 조천호 경희대 교수는 “세계 기후과학자들은 인구가 많고 장마전선에 의한 식량생산이 절대적으로 좌우되는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인도 식량지대가 기후변화로 어려운 상황을 맞으면 세계적으로 식량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 결과 한파와 폭설 등 추위와 관련한 기후 요인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온난화여도 지형과 지역에 따라 한파나 폭설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연구관은 “한국에서의 온난화는 북극 기온 변화로 중위도 지역의 기후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겨울철 한파의 절대적인 강도나 빈도는 줄 수 있어도 한파가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니다. 대기 순환이 달라지면서 이상한파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고 했다.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도 지역·지형별로 복합적 재난 발생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히말라야 산맥처럼 스위스 알프스 산맥과 아메리카 안데스 중부에서도 빙하가 녹는 현상은 지속된다. 이들 지역에서도 산간 지역 강수량이 증가해 홍수와 산사태가 늘어날 수 있다. 바람길이 없는 고층건물이 즐비한 도시 지역은 폭염 피해가 늘고 바람 속도가 줄어든다. 보고서는 이때문에 도시 지역에서의 식생과 수변공간은 더욱 소중해진다고 전망했다.

온실가스가 계속 증가하면 바닷물 속 산소 농도는 감소할 수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해양산성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

지난 6월 <아에프페>(AFP) 통신이 내년 하반기 공개 예정인 아이피시시 6차 종합보고서를 입수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지구 평균온도가 1.5~2도 상승할 경우 17억명이 폭염에 노출되고, 4억2천만명이 온열질환으로 고통받는다. 수해로 약 270만명의 이재민이 매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결국 식량·식수 부족으로 이어진다. 2050년까지 기아와 영양실조로 생명을 잃거나 위협받는 인구가 최대 8천만명까지 늘어난다. 적도 지역에서 유행하는 뎅기, 황열, 지카바이러스 등 감염병이 중위도 지역인 아시아, 유럽에서 나타날 수 있다. 온실가스 고농도 시나리오에서는 아시아·유럽·아프리카에서 22억5천만명이 뎅기열 위험에 노출된다.

1.5도 상승할 경우 콜롬비아·브라질·아르헨티나 홍수 피해 인구가 100∼200% 증가한다. 에콰도르는 300%, 페루는 400% 증가한다. 2도가 상승하면 도시지역 거주 4억명 이상이 식수난에 노출된다.

지구 평균온도가 2∼3도 상승하면 이번 세기 안에 생물종 54%까지 멸종할 것으로 전망됐다. 2도가 오를 경우 2100년까지 영구동토층 15%가 사라진다. 여기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360억∼670억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암울한 전망은 내년에 나올 종합보고서에 구체적으로 담기게 된다. 아이피시시는 제1실무그룹 보고서를 “모든 변화가 식수와 에너지 생산, 생태계에 도전이 될 것”이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기후변화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설립한 국제협의체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가장 포괄적인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 IPCC 평가보고서(AR)는 1990년 처음 나온된 뒤 5~7년 간격을 두고 발간된다. 기후변화 관련 모든 사항의 표준 참고자료로, 각국 정부 기후변화 정책 수립에 과학적 근거로 쓰인다. △기후변화 과학적 근거(제1실무그룹) △기후변화 영향·적응·취약성(제2실무그룹) △기후변화 완화(제3실무그룹) △종합보고서 등 4가지 평가보고서를 작성한다. 2014년 제5차 평가보고서(AR5)는 80여개국 과학자 800여명, 기여저자 및 검토전문가 각 1000여명이 참여해 3만편 이상 과학논문을 평가해 만들어졌다. 제6차 평가보고서는 2021년 8월 제1실무그룹보고서를 시작으로 2022년 9월 종합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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