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위에 달려 있는 형형색색의 병뚜껑은 플라스틱이 맞을까요? 맞을 때도, 아닐 때도 있습니다. 병뚜껑 자체는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게 맞지만 고무나 부직포 소재의 패킹이 부착된 경우도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병뚜껑을 다른 재질이 이중으로 섞였다는 의미로 ‘이중 병뚜껑’이라고 부릅니다.
최근 이 이중 병뚜껑을 그만 생산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재활용이 어렵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병뚜껑을 색깔 별로 모아 파쇄하고 녹인 뒤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것을 물질 재활용이라고 하는데요. 이 때 중요한 것은 병뚜껑들이 단일재질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같은 플라스틱 재질이어야 재활용의 순도가 올라가고 사용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게 가능한데, 고무나 종이가 섞여 들어가면 재활용에 방해가 된다고 합니다.
유튜브 <제로웨이> 영상 갈무리
또 다른 문제는 병뚜껑에 다른 소재가 섞여있는지 알아내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고무나 부직포 패킹이 눈에 띈다면 번거롭더라도 이를 직접 떼어내는 것도 가능할 텐데 말이죠. 병뚜껑을 두드리고 공구로 들춰보면 다른 소재의 패킹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이런 수고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제로웨이스트샵 알맹상점에서는 ‘이중 병뚜껑 OUT’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4월13일까지 이중 병뚜껑을 그만 생산하라는 시민들의 의견과 서명을 모아 코카콜라, 롯데칠성, 동아오츠카 등 음료제조 업체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재까지 1401명이 서명했습니다.
이중 병뚜껑, 우리 주변에 얼마나 흔하게 있을까요? 단일 재질의 병뚜껑과는 얼마나 구분하기 어려울까요? <제로웨이>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의 알맹상점에 방문해 알쏭달쏭한 이중 병뚜껑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왔습니다.
Q. 제로웨이는?
숨만 쉬어도 쓰레기가 나오는 것 같은 세상입니다. 1인분 음식 배달에 일회용기 3~4개가 같이 오고 택배 주문 뒤엔 형형색색의 비닐 포장재가 남습니다. 한바탕 분리배출을 마치면 착잡한 기분마저 듭니다. 이러려고 돈을 쓴 건 아닐 텐데 말이죠.
그래서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의문이 듭니다. 기업들은 왜 이렇게 화려한 제품 포장을 하는지,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결국 어디로 갈지, 당장 오늘의 쓰레기를 잘 처리할 방법은 무엇인지... 숱한 물음표가 찍힙니다.
유튜브 채널 <제로웨이>는 이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소비-사용-폐기’의 연속인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덜 만드는 방법, ‘제로웨이스트 사회’로 향하는 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치 않는 쓰레기로 씨름하던 분들에게 매주 목요일 <제로웨이>가 찾아갑니다. 여러분의 의견도 기다립니다. zeroway.zerowaste@gmail.com
<제로웨이>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https://youtube.com/channel/UCuVyN9YGTaIROQTfcqdRHIQ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