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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뉴스AS] ‘벚꽃 서울’ 28일 전망…봄꽃을 반길 수만은 없다는데

등록 2022-03-17 11:30수정 2022-03-18 02:03

진달래·개나리·벚꽃 평년보다 6∼13일 일찍
기상청 “21세기 후반 2월에 봄꽃 필 수도”
전문가 “기후변화 가속화 보여주는 증상”
서울 여의도 윤중로의 제한적 벚꽃 관람이 시작된 지난해 4월5일 시민들이 활짝 핀 벚꽃과 봄꽃을 즐기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
서울 여의도 윤중로의 제한적 벚꽃 관람이 시작된 지난해 4월5일 시민들이 활짝 핀 벚꽃과 봄꽃을 즐기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

진달래·개나리·벚꽃 등 봄꽃 개화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평년보다 이르게 봄꽃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점차 앞당겨지는 개화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의 영향이 있어, 일찍 피는 꽃을 반길 수만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17일 민간 기상기업 웨더아이에 따르면,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서울 기준 3월28일로 다음달 4일께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개나리는 3월22일, 진달래는 3월20일로 예측돼, 다음주면 서울에서도 여러 종류의 봄꽃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모두 평년(1991~2020년)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개나리는 평년보다 6일, 진달래는 9일, 벚꽃은 13일 일찍 핀다.

지난해에는 서울의 벚꽃이 100년 만에 가장 이르게 개화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서울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에 있는 벚꽃 기준 표준목에서 3월24일 벚꽃 개화가 관측됐다. 1922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일찍 일어났다. 기상청은 지난해 2월과 3월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고 일조시간도 평년보다 더 많았기 때문에 이처럼 벚꽃이 빨리 폈다고 분석했다. 2월과 3월 서울 평균기온은 각각 2.7도와 8.3도로, 평년보다 각각 2.3도, 3.2도가 높았다. 일조시간도 2월과 3월에 평년에 비해 17.7시간, 20.2시간이 길었다.

앞서 산림청 소속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 2020년 서울 동대문구 홍릉숲 수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봄꽃의 이른 개화가 관측됐다. 최근 5년간 개화일과 1975년부터 2015년까지 지난 40년간 개화일을 비교한 결과 미선나무는 약 4일, 매실나무는 약 8일, 흰진달래는 5일 정도 개화일이 앞당겨졌다고 밝힌 바 있다. 개화 전 월평균 기온이 1℃ 상승했을 때 매실나무 개화일은 평균 3.6일, 미선나무와 흰진달래 개화일은 평균 3.1일가량 앞당겨지는 것으로 관측돼 개화 이전 평균기온과 개화일 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른 봄꽃 소식을 마냥 반길 일은 아닌 이유다. 이를 기후변화의 가속화 결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 봄 날씨가 평년보다 따뜻해지고 봄꽃 또한 일찍 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승직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교수는 <한겨레>에 “인간이 화석연료를 떼고 각종 경제활동을 하며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지구 평균 온도가 올라가고 날씨가 더 빠르게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봄꽃이 더욱 빨리 피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라며 “기후변화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더 큰 문제는 과학자들의 예상보다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그 증상들도 더욱 일찍 나타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21세기 후반에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개화 시기가 최대 2월 말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이날 오전 기상청이 분석 발표한 우리나라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개화시기를 보면, 현재 수준과 유사하게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고탄소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21세기 후반 개화일은 평년보다 23~27일 당겨진다. 개나리는 평년 3월25일보다 23일, 벚꽃은 평년 4월4일보다 25일 일찍 핀다. 진달래는 평년 3월27일보다 27일 일찍 피는데, 이렇게 되면 개화일은 2월28일이 된다. 다만, 온실가스를 현저히 감축해 2070년에 탄소중립에 이르는 경로인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개화시기가 비교적 덜 빨라진다. 21세기 후반 평년보다 벚꽃과 개나리는 10일, 진달래는 12일 당겨진다.

개화시기가 변화하는 속도도 과거보다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2010년대 개화일은 1950년대에 비해 3~9일 당겨진 데 반해, 21세기 후반기에는 평년 대비 23~27일에 이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처럼 봄꽃 개화시기가 당겨지는 것은 우리나라 봄의 시작일이 빨라지고 입춘, 경칩과 같은 봄 절기의 기온이 상승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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