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원자력발전과 조화를 이루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며 탈원전 반대 의지를 시사했다.
한 후보자는 정부가 지난해 말 공표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엔디시) 달성 방안에 대한 여러 의원의 질의를 받고 “엔디시 40%(2030년까지 2018년 대비 탄소배출량 40% 감축)는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매우 도전적인 목표다. 국제사회에 약속한 목표인 만큼 준수하되, 실현 가능한 방안에 대해서는 지혜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원전이 녹색 에너지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해 원전은 녹색 에너지로 분류된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는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답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녹색분류체계는 산업별로 친환경 여부를 분류하는 기준이다.
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두고서는 “4대강 사업은 다목적 사업이다. 단기적 평가를 내린 부분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수나 치수, 수질이나 수생태 등 종합적으로 (평가가) 있어야 하는데 보의 기능에만 집중해 단기적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한 후보자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한 후보자는 “지금까지 (정책이) 보 해체에 포커스가 맞춰졌는데 그 정책을 되바꿀 복안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보뿐만 아니라 준설이나 제방, 홍수 가뭄에 대한 대응, 보의 최적 운영 방향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새 정부 들어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주목받는 용산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서 한 후보자는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들을 파악했다”며 “(미군기지) 정화나 (이에 대한) 책임은 관계 부처와 미국 쪽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청문회에는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와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러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두 대표에게 조정안 수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두 대표는 기업 간 피해 보상 분담 비율의 문제를 제기한 뒤, 현재 재판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청문회에서는 한 후보자의 삼성전자 사외이사 경력을 놓고 이해충돌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한 후보자는 “이해충돌이 되지 않도록 규정을 잘 지키겠다”고 답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사기업 중 탄소 배출량이 두 번째로 많다. 삼성전자의 친환경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한 후보자는 “대기업으로서 친환경 정책, 이에스지(ESG) 경영을 활발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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