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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영상] “선진국, 기후부채 갚아라!”…기후총회 뒤덮은 뜨거운 요구

등록 2022-11-13 11:49수정 2022-11-13 18:00

[제27차 유엔기후변화총회]
주말 환경단체들 모여 첫 대규모 집회
“역사적 책임 지라” 주장 모아져
지난 6일부터 2주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진행되고 있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12일(현지시각)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지난 6일부터 2주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진행되고 있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12일(현지시각)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기후정의에 투표하라” “화석연료 확산 금지조약을 당장 체결하라” “당신들(선진국)의 기후부채를 갚아라” “화석연료를 끝장내라” “더는 훔쳐가지 말라” “원자력 발전? 사양한다! 재생에너지? 그래 가자!” “아프리카를 위해 함께” “아프리카에 가스는 안 된다” “노동권 없이 기후정의 없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지난 6일부터 2주간 진행되고 있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12일(현지시각) 전 세계에서 모인 단체와 시민들이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첫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열었다. 기후정의는 기후위기를 일으킨 책임과 피해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바로잡으려는 활동 등을 말한다. 시위에 나선 600여명이 전세계에서 모인 만큼 구호, 펼침막, 손팻말에 적은 촉구 내용도 다양했다. 이들의 주장은 기후정의 실현과 선진국의 책임 있는 행동에 대한 요구로 수렴됐다.

지난해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린 영국 글래스고에서는 첫 주차 토요일에 10만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가두시위와 행진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집트 정부가 기후 시위를 특정 장소에서만 하도록 하고, 시위 36시간 전에 관련 계획을 당국에 알리도록 하는 등 매우 경직된 분위기를 조성한 탓에 제한된 형식으로 열렸다. 행진도 총회장 캠퍼스 내에서 경찰의 통제에 따라 300m 안팎을 이동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번 집회와 행진은 1시간30분가량 이어졌다. 하루 앞선 금요일(11일) 10·20대 100여명이 참가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행진에 이은 이번 총회 두 번째 행진이다.

이날 집회와 행진에 참여한 이들은 2011년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을 주도했고, 현재 5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있는 이집트의 민주화운동가 알라 압둘파타흐(41)를 비롯한 이집트 정치범들에 대한 석방도 촉구했다. 인권 없이 기후정의도 없다는 취지다.

이날 행진에는 알라 압둘파타흐의 누이동생 사나 사이프(29)가 선두에 서서 행진했고, 집회 사회자인 아사드 레만 ‘빈곤과의 전쟁’ 대표는 ‘알라를 석방하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마이크를 잡았다. 집회 참가자들도 한목소리로 “그들(압둘 파타흐와 정치범들)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해안 도시의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정오를 넘긴 시각, 집회 참가자들은 메가폰을 잡고 작렬하는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발언을 쏟아냈다. 태스님 이솝 기후행동네트워크(CAN·Climate Action Network-International) 대표가 목청껏 외쳤다.

“우리가 손실과 피해에 대한 재정이 필요하다고 하면, 혜택을 누려왔던 엘리트들은 돈이 없다고 말한다. 거짓말이다. 자신들의 사업에는 돈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화석연료에 들어간 보조금은 납세자들의 세금이다. 우리는 단결해서 이런 문제를 큰 소리로 말해야 한다.”

전날 열린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에도 참여했던 밋치 존르 탄(25)은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역사적으로 책임이 있는 국가들에 과감한 배출량 감축과 기후정의를 계속 요구할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노동계급과 원주민들, 다른 억압받는 모든 사람이 하나 되어 저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단에서 메가폰을 잡은 이들 말고 일반 행진 참가자들도 할 말이 많았다. 네팔에서 온 아라티 푸델(30)은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후위기로 지역사회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특히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도자들은 우리 목소리를 무시하고 듣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이 영원히 도망칠 수는 없다. 우리 목소리가 아무리 작아도 침묵보다는 항상 더 크기 때문이다.”

캐나다에 사는 에리엘 체키 더랜저(43)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 원주민 포럼’의 회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기후위기로 인해 피해를 보는 원주민의 권리를 옹호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나의 관심사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자연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협력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경제와 기술을 강조하기보다는 사람과 환경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일본인 켄타로 야마모토(25)는 이번 27차 당사국총회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본의 국제협력기관이 방글라데시에서 건설 중인 마타바리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막아야 한다. 또한, 일본은 특히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권과 환경문제를 많이 일으켰다. 나는 동남아시아 활동가들과 함께 일본이 지금까지 한 일에 책임을 지도록 촉구하기 위해 왔고, 특히 우리는 기후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이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과거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였던 나라들에 집중됐기 때문에 식민주의 문제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며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필리핀은 물론 한국도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가 지난 6일부터 2주간 진행되고 있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12일(현지시각)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태스님 이솝 기후행동네트워크(CAN·Climate Action Network-International) 대표가 메가폰을 잡고 발언하고 있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가 지난 6일부터 2주간 진행되고 있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12일(현지시각)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태스님 이솝 기후행동네트워크(CAN·Climate Action Network-International) 대표가 메가폰을 잡고 발언하고 있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가 지난 6일부터 2주간 진행되고 있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12일(현지시각)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각국에서 참여한 시위대들의 다양한 모습.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가 지난 6일부터 2주간 진행되고 있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12일(현지시각)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각국에서 참여한 시위대들의 다양한 모습.

샤름엘셰이크/글·사진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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