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공영주차장에서 한 운전자가 차 위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1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22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까지 충청권과 전라권, 제주도를 중심으로 더 많은 눈이 쏟아질 전망이다. 22일부터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져 강추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21일 “22일부터 24일까지 충청권과 전라권, 제주도를 중심으로 매우 많은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 기간 예상 적설량은 충남 서해안과 전라권, 제주도(해안 제외), 울릉도·독도 10~25㎝다. 특히 전북, 전남권 서부, 제주도 중산간 많은 곳에는 30㎝이상, 제주도 산지에는 50㎝이상의 눈이 쌓일 전망이다. 충남권 내륙과 충북 중·남부, 제주도 해안, 서해5도에는 5~15㎝, 경상 서부 내륙과 전남 동부 남해안에는 3~10㎝, 경기 남서부와 충북 북부에는 1~5㎝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보됐다. 크리스마스인 25일에는 눈이 내리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은 ‘호수 효과' 때문이다. 호수 효과는 따뜻한 해수면 위로 차가운 공기가 이동하면서 만들어진 구름대가 비나 눈을 뿌리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은 22일 5㎞ 상공에서 영하 45도 내외의 매우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남하하면서 서해상에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겠다고 내다봤다. 이때 서해 바닷물 온도는 10도 내외로 상당히 따뜻한데, 북쪽에서 내려오는 공기는 차기 때문에 해기차(대기와 해수면 온도 차)에 의해 서해상에서 눈구름대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 가운데 서 북서풍이 불면서 이 눈구름대가 내륙 깊숙이 유입돼 우리나라에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이다 .
특히 이번 눈구름대는 많은 눈을 뿌릴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췄다. 우선 해기차가 커 눈구름대가 발달하기 쉽고, 서해 1.5㎞ 상공에서 풍속이 초속 20m 이상으로 강할 것으로 예상돼 해수면으로부터 대기 하층으로 열과 수증기 공급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서북서풍이 불어 찬 바람이 서해상을 지나는 구간이 긴 것도 눈구름대를 더 발달시키는 요인이다. 눈구름대의 발달 높이도 중요한데, 기상청은 이번 눈구름대가 3㎞ 상공 이상까지도 발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기상청이 2003년부터 2017년까지 해기차로 눈구름대가 발달해 서해안에 눈이 내린 사례 327건을 분석한 결과, 눈구름대가 3㎞ 상공까지 발달하면 눈이 6시간 이상 내렸을 때 10~20㎝는 충분히 쌓였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여러 조건을 종합해보면 대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 17∼18일 매우 많은 눈이 서해안에 집중됐던 것과 유사한 수준의 눈이 내륙에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22일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도 5~10도가량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23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은 영하 15도 내외, 낮 기온도 영하 5도 내외로 매우 낮아 강추위가 예상된다. 22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0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9~영상 3도로 예보됐다. 23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9~영하 3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11~영상 2도로 예보됐다. 박 예보분석관은 “서울의 경우 23일 아침 기온이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후로는 대륙 고기압이 점차 변질되면서 기온이 올라가겠지만 다음 주까지도 평년보다 기온이 낮겠으니 건강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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