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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강원 산사태는 노년기 토질탓 위험지역 사방댐 증설이 최선”

등록 2006-08-30 18:58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과 용평면 일대가 큰물 피해를 본 지 한 달 보름이 넘었지만 산자락마다 숟가락으로 긁어놓은 듯한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28일 <한겨레> 취재진과 동행한 한국과 일본 전문가 수해현장 입체진단팀은 이런 현상이 노년기 지형에서 보이는 특징으로, 일본과 달리 여러 곳에서 동시에 산사태가 일어나게 된다고 진단했다. 산림청 헬기/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과 용평면 일대가 큰물 피해를 본 지 한 달 보름이 넘었지만 산자락마다 숟가락으로 긁어놓은 듯한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28일 <한겨레> 취재진과 동행한 한국과 일본 전문가 수해현장 입체진단팀은 이런 현상이 노년기 지형에서 보이는 특징으로, 일본과 달리 여러 곳에서 동시에 산사태가 일어나게 된다고 진단했다. 산림청 헬기/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한-일 전문가 수해현장 입체진단①
재해위험지도 작성·예측 시스템 개발 서둘러야
기상이변으로 여름철에 집중폭우가 잦아지고, 그 피해도 상상을 뛰어넘는다. 올해 여름은 3호 태풍 ‘에위니아’에 뒤이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강원도 평창과 인제를 중심으로 산사태가 잇따랐고, 숱한 인명 피해를 냈다.

<한겨레>는 천문학적인 재해를 부른 산사태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산사태가 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기 위해 ‘방재 선진국’ 일본의 전문가 두 사람을 초청해 한국 전문가들과 함께 강원도 현장을 탐사했다.

지난 7월의 강원도 수해는 노년기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토질 특성에서 비롯됐으며, 이를 대비하지 않으면 언제든 산사태가 재발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따라서 태풍이나 큰비가 올 때마다 발생하는 몇 조원의 엄청난 재산과 인명 피해를 막자면 사방댐 건설 확대, 재해위험지도 작성 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한겨레>가 국내와 일본의 방재 전문가들을 초청해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평창·인제·양양군 쪽 산사태 현장을 헬기와 도보로 점검한 뒤 두 나라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이다.

이번 점검에는 일본 쪽에서 건설교통성의 토목연구소 구리하라 준이치(45) 화산·토석류팀 수석연구원과 재단법인 사방·산사태기술연구센터 하시노키 도시히로(41) 기술과장 대리가, 한국 쪽에서 박경부(66) 한국방재협회장과 건설교통부 산하 낙석 및 산사태방재연구단장을 맡은 이승호(47) 상지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참가했다.

구리하라 준이치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산간은 풍화된 마사토질이어서 폭우 때 아름드리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산비탈에 걸린 바위가 쏟아지는 산사태를 막을 수 없다”며 “쏟아져 내리는 토사와 바위, 나무 등으로 말미암은 2차 피해 예방 대책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자면 산사태 우려가 높은 산간계곡 상류에 나무·바위·토사를 걸러주는 소규모 사방댐을 겹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는 전국에 사방댐이 5만8천여곳이나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일본의 3% 수준인 1743곳이 설치돼 있다.

하시노키 도시히로 대리는 “일본은 20만건에 이르는 재해위험지구 조사자료를 작성해 활용하고 있다”며 재해위험지도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는 특히 “한국 산림청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해 위험성을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정보를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했다. 그는 일본에서 자료를 공개할 당시 땅값 하락을 걱정하는 주민들이 반발할 것을 우려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승호 교수는 “일본은 작은 소리를 감지하는 ‘미소파괴음 센서’를 산사태 예상지역에 설치하고 재해 발생을 예측하는 작업을 시도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소형 전파식별 감응장치(RFID)를 재해위험 지역에 헬기로 살포한 뒤 재해를 사전에 예측하는 시스템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평창 인제 양양/김종화 김학준 기자 kim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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