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인터뷰] “미국, 한국에 2030년 온실가스 목표 상향 압박할 것”

등록 2021-04-18 14:20수정 2021-12-29 14:38

[기후뉴스 읽기] 22~23일 미국 주최 세계기후정상회의 쟁점은?
피터 오그던 유엔재단 에너지·기후·환경 담당 부대표
오바마 때 백악관 기후담당…바이든 행정부 정책에도 정통
14일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이 백악관에서 아프간 철군 계획을 밝히고 있다. EPA연합뉴스
14일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이 백악관에서 아프간 철군 계획을 밝히고 있다. EPA연합뉴스
22~23일 세계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17일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방한했다. 정의용 외교부장관을 만나 세계기후정상회의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사전 논의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우선, 고립외교를 벗어나 오바마 행정부 때의 국제리더십을 복원하고자하는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화상회의에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40개국 정상을 초청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30년 각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을 약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2030년 감축 목표를 기존보다 끌어올리겠다고 이미 약속한 한국 정부도 기존 목표를 상향할 것이란 관측이다.

세계기후정상회의뿐 아니라 올해는 기후변화 관련 국제 행사가 많다. 다음달 30~31일 한국이 주최하는 ‘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서울정상회의, 11월 열리는 26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6)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인류 역사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하는 미국의 외교적 움직임이 매우 중요한 한 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겨레>는 지난 12일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히는 피트 오그던(Pete Ogden) 유엔재단 에너지·기후·환경 담당 부대표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오그던 부대표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국내정책위원회 에너지·기후변화 수석국장, 국가안전보장회의 국제기후변화 환경정책국장, 국무부의 기후변화 특사 비서실장을 맡았다.

<한겨레>는 그에게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묻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 미칠 영향을 들어봤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세계기후정상회의에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할 것이고, 한국도 이에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석탄금융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일본의 석탄화력발전에 투자하는 금융 규모는 세계 2~3위 수준이다. 일본은 오는 22일 전에 해외 석탄발전 투자 중단 선언을 논의 중이다. 한국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돼 있다. 해외 석탄발전에 투자하는 금융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것은 큰 기회가 될 것이다.”

그는 또 “기후위기 대응이 엄청난 기회를 낳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들, 투자자들, 금융기관들,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한국도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또다른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최근 기후 관련 사항에서는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1998년 뉴욕에 설립된 유엔재단은 유엔이 추진하는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린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묶어두자고 한 파리기후변화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피트 오그든 유엔재단 에너지·기후 부대표. 피터 오그든 제공
피트 오그든 유엔재단 에너지·기후 부대표. 피터 오그든 제공

미국은 이번 세계기후정상회의에서 한국에 어떤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하나?

=미국이 현재 추진하는 것은 파리협정에 따라 우리 모두가 해야 하는 일이다.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는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미국은 세계기후정상회의에서 새로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했고, 한국과 일본 등에도 감축 목표를 상향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한국이 기후정상회의에서 이러한 목표와 부합하며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2030년 감축 목표를 전세계 무대에 알릴 수 있길 바란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해외 석탄 금융 투자를 중지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경제활동이 그렇듯 기후위기 대응도 한 국가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중국 다음으로 일본과 한국의 석탄 금융 규모가 전세계 2위와 3위에 해당한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일본에서는 이달 22일 전에 탈석탄 관련 선언을 할 수 있는지를 논의 중이며, 한국도 지난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 석탄발전에 투자하는 금융에 대한 전면적 모라토리엄(지불 연기·유예을 선언하는 것은 매우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바이든 정부를 비롯해 전세계와 함께 (석탄화력발전량이 많은) 중국을 압박하고, 이러한 (탈석탄) 움직임에 동참하도록 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기후위기 대응 등을 위한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주요 이산화탄소 배출국은 (기후대응 노력에서) 매우 뒤쳐져 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도 동참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그린뉴딜을 통해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 지도층은 대담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2030년 목표를 상향하여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후 스가 총리를 포함한 일본 대표단이 비행기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후 스가 총리를 포함한 일본 대표단이 비행기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은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미·중 관계가 기후위기 대응을 이유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미국과 중국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두 국가의 추가적인 대응 노력이 없다면 기후대응에 방법이 없다. 두 국가 관계는 큰 난관에 봉착해 있지만, 최근 기후 관련 사항에서는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리협정은 두 국가가 자발적으로 혹은 건설적으로 상호협력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의 기후 리더십은 두 국가간 관계를 악화시키는 작용을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그 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두 국가가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위치에 서 있는 것은 맞지만, 기후위기는 전세계의 문제로 모든 국가 및 모든 개별 주체들도 책임이 있다. 따라서 미·중 관계를 포함해 여러 국가 간 관계 및 상황이 매우 중요하며 가능한 최대한 증진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기후위기 대응 협력이 한국 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없을지 추가 협상이 필요하고 말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지속가능하고 깨끗한 경제로 발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회다. 기후 대응 해결책들을 통해 경제 및 우리 삶에 수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기후변화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에 제로섬게임(모든 이득의 총합이 0이 되는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로 선두가 되려는 생각을 갖고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그 실현을 위해 서둘러 그 길을 달려나가야 한다.

세계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목표가 너무 높으면 한국 차기 정부가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기후 행동은 정부만의 일이 아니다. 기후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며 엄청난 기회를 낳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들, 투자자들, 금융 기관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수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도 지자체 차원에서 탈석탄을 위한 의미 있는 노력들이 보인다. 2018년 한국 석탄발전소 절반이 위치한 충청남도는 아시아 최초로 탈석탄을 위한 중앙 및 지방정부 지도자들의 연합인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했다. 이후 대기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다른 지자체와 도시들도 이러한 추세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존 케리 미국 바이든 정부 기후특사. 2017년 국무장관 시절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존 케리 미국 바이든 정부 기후특사. 2017년 국무장관 시절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생존 해병 “임성근, 가슴장화 신고 물에 들어가라 지시했다” 1.

생존 해병 “임성근, 가슴장화 신고 물에 들어가라 지시했다”

해병 녹취엔 “사단장께 건의했는데”…임성근 수색중단 묵살 정황 2.

해병 녹취엔 “사단장께 건의했는데”…임성근 수색중단 묵살 정황

‘자두밭 청년’ 향년 29…귀농 7년은 왜 죽음으로 끝났나 3.

‘자두밭 청년’ 향년 29…귀농 7년은 왜 죽음으로 끝났나

채상병 기록 이첩 직후, 대통령실 ‘등장’…국수본·해병·국방부에 전화 4.

채상병 기록 이첩 직후, 대통령실 ‘등장’…국수본·해병·국방부에 전화

민희진, 1년 전 “어도어는 내 음악·사업 위한 회사” 인터뷰 재조명 5.

민희진, 1년 전 “어도어는 내 음악·사업 위한 회사” 인터뷰 재조명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