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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삼중수소 조사, 한수원 비협조” 조사단협의회 의장 작심 발언

등록 2021-06-17 13:38수정 2021-12-29 14:41

김호철 원안위원, 원안위 행사서 공개 발언
“충분한 자료 제공 안 돼 보물찾기식 조사
사업자 한수원이 협력적 자세로 전환해야”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6일 광주에서 열린 2021 원자력안전규제정보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6일 광주에서 열린 2021 원자력안전규제정보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원전 삼중수소 논란을 매듭짓기 위해 민간조사단을 출범했다. 그런데 한국수력원자력의 비협력적 자세로 조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조사단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에 의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논란과 관련한 현안소통협의회 의장인 김호철 원안위원은 16일 광주에서 열린 원안위 주최 원자력안전규제정보회의에서 “조사의 기본인 기초적 사실들을 탐색하는 데만도 과도한 시간과 정력을 소모하는 탐색적 보물찾기식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수원에 “경영적 차원의 적극적 협력적 자세로 전환해서 현재 조사단이 겪는 애로와 우려들을 속히 제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수원의 소극적이고 협력적이지 않은 자세가 조사단 활동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이 조사단은 원안위가 “월성원전 부지 안 삼중수소 검출과 관련된 지역 주민과 일반 국민의 불안감 해소”를 내걸고 지난 3월 구성했다. 이때 함께 출범한 현안소통협의회는 조사단과 조사범위 등을 협의하며 조사 활동을 모니터링해 원안위에 제도개선안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원안위원은 조사단 활동이 숨겨둔 것을 찾아내는 보물찾기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 근거로 △신뢰도 있는 필요 충분한 자료 확보 △효과적 현장 파악 △경험과 정보를 보유한 실무자들과의 직접 대면 인터뷰와 같은 ‘조사의 기본’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고 있는 점을 제시했다.

김 위원은 한수원이 제공한 자료와 관련해 “동일 시설에 대한 도면과 그래프들이 서로 방위와 축적이 틀리고, 조금 과장하면 손으로 대강 그린 수준으로 앞 뒤 자료 데이터가 서로 틀리는 경우도 나타난다. 측정 및 시험 데이터들도 제3자의 검증을 거치지 않아 신뢰도를 부여하기는 어려워 내용을 파악하는데만도 2개월이 넘게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또 “조사위원들이 조사 대상 시설의 형상을 알고자 3차원 도면을 요청하지만 없다고 하고, 분석 대상이 돼야 할 자료는 열람만 가능하고 제공은 어렵다는 여러가지 이유를 대고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특히 “현장 조사와 시험도 난관”이라며 “어렵게 조사 시기를 정해서 인력과 검사장비를 동원하고 한정된 기간 동안 탐사와 샘플 채취 등의 작업을 해야 하는데, 현장을 통제하는 한수원 실무자들이 사전 준비와 협력을 지연하거나 조사 일정을 지연시키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은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출 문제에 대해 원안위가 구성한 조사단 뿐 아니라 경주시 민간환경감시기구, 한수원의 용역을 받은 한전기술주식회사가 동시에 중복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런 대목으로 꼽았다. 이들 사이에 정보 공유와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향후 조사 결과가 서로 다를 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조사 성공의 관건은 한수원의 협력이 얼마나 충실하고 얼마나 잘 이뤄지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탐색적 보물찾기식 조사에서 사업자 스스로 안전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지향하는 협력형 조사로 전환해, 필요한 협력을 충분히 제공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원안위에 대해서도 “원안위가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자 민간 자율조사방식을 선택하고 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함께 (조사단의) 사무국 역할을 자임했지만 이번 조사의 법적 주체는 엄연히 원안위”라며 “사업자와 규제전문기관이 적극 협조하고 지원해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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