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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필요할때 ‘언제든 진료’ 가능할까…‘불통’과 ‘사각지대’ 문제도 남아

등록 2022-02-07 17:20수정 2022-02-08 02:33

재택치료자 폭증 보건소 업무 과부하에
정부, 집중관리군에 모니터링 역량 집중
무증상·경증도 상황 악화될 수 있어
확진자-보건소·병원 ‘불통’ 개선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6일 오후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6일 오후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7일 발표한 재택치료 체계 변화에 따라 10일부터 60살 이상·50대 기저질환자·면역 저하자 등 ‘집중관리군’에 해당하지 않는 확진자는 의료진 모니터링 없이 집에 머물며 스스로 증상을 확인해야 한다. 무증상·경증의 ‘일반관리군’ 역시 재택치료 중 갑자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아프면 지체없이 진료·처방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게 이번 조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증상체크나 병원 진료 신청이 쉽지 않은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번 조처에 따라 일반관리군은 스스로 건강 상태를 관리하다 필요한 경우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이나 동네 병·의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게 된다. 야간에는 시·군·구나 시·도별로 24시간 운영하는 ‘재택관리지원 상담센터’가 의료 상담을 진행한다. 현재 55개인 외래진료센터도 112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집중관리군의 건강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관리의료기관도 현행 532개에서 650개로 확충한다. 일반군의 정기적 모니터링이 사라지고, 관리의료기관이 확충됨에 따라 정부는 재택치료 관리가능인원을 20만명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7일 0시 기준 재택치료 대상자는 14만6445명이다.

정부는 그간 보건소·의료기관과 ‘불통’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우겠단 입장이다. 최근 하루 2만~3만명대의 신규 확진자 발생으로 재택치료자가 급증하면서, 보건소 등과 제때 연락이 되지 않아 정부가 환자들을 재택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달 말 코로나19에 감염된 김아무개(38)씨는 함께 확진된 18개월 아이가 고열이 나고 폐렴 수준의 기침을 했지만 보건소와 연락이 되지 않아 병원 진료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씨는 “병원에 가려면 보건소의 외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자가격리어플을 통해 외출 신청을 했지만 보건소는 그 다음날이 될 때까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며 “참다 못해 결국 허락 없이 병원으로 출발했는데, 격리지를 이탈했다는 알림만 거세게 울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불통’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소·의료기관의 행정적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택했다. 이번 조처로 9일부터 재택치료 대상자는 보건소에 신고를 거치지 않고도 나가서 외래진료센터 등에도 갈 수 있다. 보건소의 역학조사나 자가격리자 통보절차도 간소화된다. 확진자가 직접 온라인 설문조사에 접속해 접촉자 등을 기록하는 ‘자기기입식 조사서’가 도입되고 조사 항목도 단순화한다. 확진자는 격리 해제 때 별도 보건소 통보 없이 7일 후 자동 해제된다. 밀접 접촉자 관리 기준도 그에 맞춰 일괄 7일로 조정한다. 동거가족은 보건소가 아닌 확진자로부터 공동 격리 통보를 받고 격리해제 뒤엔 백신 미접종 가족도 추가 격리 없이 3일간 생활수칙만 자율 준수하면 된다. 공동 격리하던 가족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나와도 당사자만 7일 격리하는 것으로 간소화한다. 정부는 지자체 공무원에 의한 지피에스(GPS·위성항법장치) 이용 자가격리앱 등도 폐지해 그 인력을 방역·치료 업무에 투입한다. 대신 확진자의 동거자(공동 격리자)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만 지키면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의약품 처방·수령, 식료품 구매 등 필수 목적 외출이 허용된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관리군·집중관리군 분류와 재택치료시 의료상담방법 안내 등 시민들이 행정적으로 안내받아야 하는 일들은 남아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재택치료자가 중증이 될 때 소통이 굉장히 큰 문제를 겪었다. (응급상황)초기에 재택치료환자 대응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일단 전화는 잘 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재택치료자가 다른 질환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백 교수는 “확진자나 격리자들이 갈 수 있는 타과 진료 시설은 분명히 만들어야 되는 상황이다. 그 대책이 나왔어야 하는 건데 그런 부분에 좀 빠져 있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혼자 살면서 디지털기기 이용에 익숙치 않은 재택치료자나 격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 등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 한다. 김윤 서울대 교수(의료관리학)는 “혼자 살면서 인터넷에 배송으로 모든 문제가 다 해결이 될지 의문이다. 디지털 기기를 잘 못다루는 분들도 있어서, 이 분들에 별도의 통로는 있어야 한다”면서 “혼자 격리가 어려운 분들은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도와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방역당국은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에 대해 집단감염과 돌파감염을 막기 위해 4차 접종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차 접종 계획을 묻자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처럼 면역이 떨어져 있는데 집단 거주하는 두 군에 대해 4차 접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주 전문가 검토를 거쳐 세부 방안을 확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를 두고선 “4차 접종은 4개월 정도 간격을 고려하고 있다”며 “2월 말부터 3월에 대부분 4개월이 도래해 그 정도 시기로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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