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야외 마스크 ‘자율’…영유아 실내 마스크 유지해야 할까?

지난해 9월13일 종로구청 어린이집에서 교사와 어린이들이 투명마스크를 쓰고 있다. 종로구는 이날부터 관내 어린이집 3곳에서 입이 보이는 ‘소통마스크’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6일부터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는 건 모임 인원·장소와 상관없이 모두 ‘자율’로 바뀌지만, 실내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된다. 방역당국은 6살 미만 영유아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득보다 실이 크다는 우려에 따라 의무 해제를 우선 검토했으나 이번 조처에선 제외됐다.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하는데다, 일부 연령에 대해서만 마스크 정책을 바꿀 경우 가정이나 학교에서 혼란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시작된 이후 약 2년 동안 24개월 미만 영유아와 호흡이 어려운 사람 등 일부를 제외한 모두가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의료·교육 전문가들은 영유아에 대한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았다. 최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소아과)는 “아이들은 사람 표정을 보면서 발달하고 사회성을 학습하는데 마스크 착용으로 이런 것들이 지연되면 안 된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5살 이하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도 “지난해 국공립어린이집 원장·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7명 이상이 코로나19가 아동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마스크를 벗고 의사소통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만 20살 미만은 코로나19에 걸린 경우가 많으며, 감염된다 하더라도 중증화 위험이 크지 않다. 지난 23일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를 보면 만 5~9살 자연감염 비율은 79.8%로 전체 연령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25일 0시 기준 전체 연령 가운데 0∼19살이 차지하는 위중증 환자 비율(0.72%)과 사망자 비율(0.17%)은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확산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있는 만큼, 영유아에 대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당장 해제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코로나19는 감소세지만 인플루엔자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등 호흡기바이러스 감염이 증가해 병원에선 이 환자들을 진단·격리, 치료하는 데 상당한 애로 사항이 있다”며 “이런 호흡기 질환 (감염자의) 주된 연령이 10대 초반인 점을 고려하면 유행이 줄어든 겨울철 이후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것이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연령과 장소에 한정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할 경우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의무 해제 연령을 몇살로 하느냐에 따라 한 가정에서도 어떤 아이는 마스크를 쓰고 어떤 아이는 안 쓰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해제 대상을 미성년자로 하면 학교에서 선생님은 쓰고 학생들은 안 쓰는 등의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영유아 실내 마스크 착용 외에도, 국내 입국 뒤 1일 이내에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와 요양원 같은 감염취약시설 대면 면회 제한 등도 향후 풀어야할 방역조치로 꼽힌다. 최근 한 달(8월21일∼9월20일)간 한국에 들어온 입국자 104만9295명 가운데 확진자는 1만123명으로 이들에 대한 검사 양성률은 0.96%에 그친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명확한 기준 없이 장기간 대면 면회를 제한하는 건 노인과 가족에게 모두 좋지 않다”고 짚었다.

권지담 기자 [e-mail] 임재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