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제9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 연합뉴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년째 묶인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놓고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의협이 의사 증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조하며 신경전에 나섰다. 이에 복지부는 의협과 꾸린 의료현안협의체와 별도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의사 수 확대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와 의협 관계자들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1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이광래 의협 인천의사회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의대 증원, 의사 확충은 수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킬 것”이라며 “국민 의료비는 늘어나고, 건강보험 재정을 파탄 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를 붕괴시키고, 의대 쏠림 현상을 가속화해 이공계 파멸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의협과만 의대 정원 확대를 논의해 온 복지부는 의사 단체뿐 아니라 다양한 주체가 논의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모두발언에서 “의사 확충과 보건의료 인력 전반에 대한 개혁이 국민 생명, 건강, 교육, 국가 산업, 지역 사회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폭넓은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 전문가와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대 정원 확대 논의를 특정 직역 이익을 대변하는 의협과만 진행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복지부가 언급한 ‘폭넓은 논의 테이블’이 어떻게 꾸려질지 구체적인 내용은 이날 나오지 않았다.
복지부와 의협은 이날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진 처벌 부담 완화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환자 이익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방안 논의 과정에서 환자나 전문가 의견을 듣기로 했다.
앞서 양쪽은 8일 열린 제10차 회의에서 의사 수 확대 논의에 합의하면서, 이달 중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전문가 포럼’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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