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이르면 8월 중순 추가 완화…검사비 환자 부담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한 5월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이르면 8월 중순부터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면 진찰료에 더해 1만원~3만원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지금은 진찰료 일부(의원 기준 5000원)만 환자가 부담하고 검사비는 무료다.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관계자 말을 26일 종합하면,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코로나 방역조처를 한 단계 더 완화하는 ‘위기단계 조정 2단계’를 시행한다. 정부는 올해 3월 코로나 방역·의료체계를 3단계에 걸쳐 전환해, 내년 상반기부턴 독감(인플루엔자)처럼 일상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중 2단계 핵심은 현재 2급인 코로나 감염병 등급을 가장 낮은 4급으로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질병청은 지난 24일 ‘질병관리청장이 지정하는 감염병의 종류 고시’ 등 필요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고시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내달 3일까지 한 뒤, 국무회의 의결·공포를 거치면 감염병 등급 하향 등 2단계가 시행된다.

복지부는 2단계 시행 준비를 위해 이날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코로나 검사·입원 치료비에 대한 환자 부담을 늘리는 방향의 ‘감염병 등급 조정 이후 건강보험 수가 단계적 종료 방안’을 의결했다. 지금은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면 진찰료 일부(의원 기준 5000원)만 부담했으나, 2단계부턴 진찰료에 더해 1만∼3만원가량의 검사비를 내야 한다. 현재 60살 이상 등에겐 무료인 피시알(PCR·유전자증폭) 검사도 유료로 전환된다. 건강 취약층인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60살 이상 및 12살 이상 기저질환자 등) △중환자실·투석실·요양병원 등 입원환자 피시알 검사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본인 부담금이 발생해 검사료의 20∼60%와 진찰료를 내야 한다. 코로나로 입원하면 지금은 비용 부담이 없지만, 2단계에선 인공호흡기·인공심폐장치(에크모) 치료를 받는 중환자에만 치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복지부가 앞서 발표한 로드맵을 보면, 2단계 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요양원 등 감염 취약시설을 포함한 모든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다. 확진자 수 집계 및 발표도 더는 하지 않는다. 확진자가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2023년 4인 가구 월 540만원)에 속한 경우 10만원(1인), 15만원(2인 이상)을 지급하던 생활지원비와 확진 직원에게 유급휴가를 주는 사업주(30인 미만)에게 지급하던 유급휴가비도 중단을 예고한 바 있다. 방역당국은 관할부처와의 의견 조율을 거쳐 생활지원비·유급휴가비 중단 여부는 결정할 예정인데 지금으로선 종료 가능성이 크다.

최근 들어 코로나 확진자가 늘고 있으나 2단계 시행엔 무리가 없는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확진자 수가 하루 4만명을 넘어도 7월 1주차(2∼8일) 치명률이 0.03%에 그쳐 (중환자 발생 등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선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감염 취약시설에서의 마스크 의무 해제를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어 조만간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를 열어 조언을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