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 전파가 이달 중순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도 감염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방역당국은 감염 진앙지를 이태원 클럽으로 특정하지 않고 다양한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27일 방역당국 설명을 종합하면,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처음 확인된 것은 23일이다. 이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과 감염 경로가 연관된 경기 부천 뷔페(돌잔치)를 방문한 일용직 노동자로, 증상 발현 전날인 12일 하루 물류센터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중순께부터 감염이 시작됐고 반복적 노출을 통해 사업장 안에 감염자가 늘어왔을 것이란 얘기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분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지만, 부천에 다른 유행 사례도 있어 여러 경로를 열어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며 “여전히 검체 채취가 진행 중이라 (감염 규모도) 오늘, 내일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달 12일부터 물류센터에서 일한 노동자와 접촉자 등 약 4천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에 나선 상황이다. 첫 확진자 외에 물류센터 확진자들의 증상 발현 시점은 20~25일이 많았고 이 가운데 20%는 확진 당시 무증상이었다.
이번 물류센터 집단감염 발생은 사업장 방역의 ‘난점’들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사업장 내 바이러스 전파가 많이 이뤄졌을 장소로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구내식당과 흡연실, 또 밀집도가 높은 셔틀버스를 추정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물류센터 내 방역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점검하고 어떤 허점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일용노동자의 경우 ‘아프면 3~4일 쉰다’는 수칙을 지키기 어려운 한계가 있을 것이고 무증상의 경우 직장을 나가야 하는지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류센터가 신선식품을 취급하고 있어, 온도가 낮은 곳에서 근무를 한 직원이 발열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방역당국은 추정했다.
최하얀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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