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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위·중증 환자 30명으로 급증…“상급병원 중환자실 비워놔야”

등록 2020-08-24 04:59수정 2020-08-24 07:18

중환자 병상 확보 ‘발등의 불’

엿새 만에 3배 넘게 늘어나
“다음주 100명 넘어갈 수 있어”
확진자 3명 중 1명이 60대 이상
중수본 “수도권 중환자병상 70개”
중환자의학회 “당장 쓸 곳 8개뿐”
23일 오후 전남 순천시 팔마체육관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코로나 19 검사를 받으려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전남 순천시 팔마체육관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코로나 19 검사를 받으려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폐렴에 걸려서 인공호흡기나 에크모(ECMO·체외막 산소화 장치) 치료를 받는 위중 환자(7명)와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중증 환자(23명)가 총 30명(23일 0시 기준)으로 늘어났다. 최근 60대 이상 고령 환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다음주 중으로 위·중증 환자가 1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은 경기도 1개 등 수도권에 70개(22일 저녁 기준)밖에 남지 않아, 중환자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확충에 더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3일 위·중증 환자가 30명이며 이 가운데 4명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환자라고 밝혔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18일만 해도 9명이었으나 엿새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앞으로도 폐렴을 앓는 등 상태가 나쁜 환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의 40% 이상인 337명이 60대 이상 고령층이기 때문이다. 이날 전체 신규 확진자 중 60대 이상 비중은 3명에 1명꼴(32%)이었다. 20~30대 환자가 다수였던 대구·경북 1차 유행 때보다 지금 중환자 병상 확보가 시급해진 이유다.

홍성진 가톨릭대 의대 교수(전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는 지난 21일 ‘코로나19 2차 대유행 대비 긴급좌담회’에서 “앞으로 열흘 정도 지나면 최소한 산소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 수가 100명이 넘어갈 수 있다”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집계를 보면, 수도권 지역에 코로나19 중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는 병상은 8개뿐이다. 이 숫자는 정부 공식 집계와는 차이가 크다.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서울 62개, 경기 1개, 인천 7개 등 수도권에 중환자 병상 70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의사·간호사 인력 등까지 감안해 당장 입원 가능한 최소한의 병상 수를 세는 반면, 중수본은 병원 쪽이 ‘음압격리병상 모니터링 시스템’에 올려놓은 단순 병상 수로만 판단해 최대치를 집계하는 탓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중환자실 근무 경험이 있는 숙련된 간호사 추가 투입, 입원해 있는 다른 중환자 이동 등 사전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1일부터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을 마련했다. 수도권의 병상을 각 지자체가 배정하던 기존 방식이 아니라, 중증도에 따라 중환자와 일반 병상,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나눠 환자를 보내고 있다. 수도권에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652개, 무증상·경증 환자가 가는 생활치료센터(5곳)에는 403개(22일 저녁 기준) 병상이 남아 있다. 서울 남산과 노원 생활치료센터는 이미 100% 가까이 찼다. 정부는 다음주까지 중환자 병상 30개를 추가 확보하고, 생활치료센터 4곳도 개소해 센터 정원을 1천여명에서 3천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증가 속도에 견줘 병상 확충이 너무 느리다고 지적한다. 앞서 대구·경북에서는 3월2일에야 첫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시작되는 바람에 병상이 부족해 2천명이 넘는 환자가 집에서 대기하고, 이 때문에 제때 치료받지 못한 고령층 환자들이 집에서 또는 병원 이송 중에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경수 영남대 의대 교수(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자문교수)는 “대구·경북에서처럼 수도권에서도 무증상·경증 환자들을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병원에 먼저 입원시키게 되면 다음주에는 정말 위험한 중증 환자를 입원시킬 병상이 모자라게 될 수 있다”며 “하루 확진자가 900명 넘게 나왔던 3월 대구처럼 될 때를 대비해 빅5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을 비우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중수본은 지난 21일부터 수도권에서 병상을 배정받은 환자 가운데 84%를 경증으로 분류해 생활치료센터로 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병상 부족을 우려해서다.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장은 “중환자 치료를 어떻게 해서 치명률을 낮추느냐가 지금 코로나 대책의 핵심”이라며 “고령층이 많아 앞으로 하루 10명씩 중환자가 늘어나고 2주간 입원하는 것을 전제로 중환자 병상 최대 150개를 확보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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