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청년내일채움공제 만기까지 1년이 남았는데 상사의 폭언과 사적 심부름이 너무 빈번해 우울증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내년에 청년내일채움공제가 만기되면 바로 본사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고 퇴사하려는데 가능할까요?
#2. 대표가 개인적 업무를 상시적으로 지시하고 ‘다리가 길어서 뒤태가 좋다’, ‘슬리퍼 말고 구두를 신어’ 등 성희롱 발언도 빈번하게 합니다. 내일채움공제를 생각해서 버텨왔기에 이제 퇴사 후 신고를 하려 합니다.
지난 9월 직장갑질119가 발간한 ‘내일채움공제 갑질 보고서’에 수록된 내용이다. 중견·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들이 내일채움공제 중도 해지를 우려해 직장 내 괴롭힘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관련기사☞만기가 ‘족쇄’…성희롱·막말 피해자 울리는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취지 다. 정부는 이런 지적을 반영해 올해부터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회사를 그만둬 내일채움공제를 중도 해지한 청년도 정부와 기업의 지원금을 전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고용노동부는 3일부터 참여 신청을 받는 2022년도 청년내일채움공제에 대해 이렇게 제도를 보완했다고 2일 밝혔다. 올해는 신규 7만명을 지원한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2년 이상 근속한 청년이 2년간 300만원을 적립하면 기업과 정부가 각각 300만원과 600만원씩 지원해 최대 1200만원까지 청년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들에겐 중소기업에 취업할 유인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에겐 청년 인재를 확보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정부는 올해부터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으로 공제를 중도 해지하는 청년에게 지원금을 전부 지급하는 것으로 바꿨다. 기존에는 기업이 낸 기여금을 국고 환수하고 정부 지원금은 1년 이상 가입한 경우에 한해 최대 절반만 돌려줘, 가입자가 실제로 받는 돈은 자신이 낸 적립금 및 소정의 이자, 일부 정부 지원금에 그쳤다. 이에 청년 가입자들이 기업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공제 만기까지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 정부가 제도를 손질했다. 가입자가 중도 해지를 할 때 그 사유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택하고 회사도 같은 사유를 택하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인정되고, 만약 회사 쪽이 부인하면 지방노동청 진정을 거쳐 근로감독관 조사를 받으면 된다.
또 기업의 책임으로 공제를 중도 해지한 경우 공제에 재가입할 수 있는 요건도 완화한다. 기존에는 퇴사 후 6개월 안에 재취업을 해야만 재가입이 가능했지만 코로나19로 취업 기회가 부족하다는 현장 의견이 있어 1년 안에만 재취업하면 재가입이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정부는 5인 미만 영세 의료기관과 비수도권 지역 청년의 제도 가입 기회도 확대한다. 내일채움공제의 제도 이용 대상은 5인 이상 사업장이지만 이번에 5인 미만 영세 의료기관을 공제 가입 대상에 포함했고 지원 물량도 올해는 7만명 가운데 4천명분을 비수도권 청년 몫으로 따로 떼어 ‘특화 물량’으로 구분했다. 또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 등을 이유로 회사에서 부당 대우를 받은 가입자를 위한 ‘청년 공제 전담 상담센터’를 설치하고 올 상반기 중에는 부당대우 집중 지도·점검 기간도 1개월 간 운영할 계획이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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