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 뒤 기자들에게 질문을 권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과거 민주노총 등 노동계 적대시 발언 등으로 임명 때부터 논란이 일었던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독소적인 부분이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사회적 대화 기구 수장이 취임 때부터 쟁점 사안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문수 위원장은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제13대 위원장 취임식을 갖고 “사회적 대화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제에 따라 참여 주체를 다양화해 전문적이고 공정한 사회적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제‧사회 주체 및 정부가 신뢰와 협조를 바탕으로 경제‧사회‧노동 정책을 협의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로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취임식 뒤 열린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대화가 이뤄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임사와 달리, 노사는 물론 여야간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노란봉투법 등 사안에 대해 “문제가 많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노란봉투법안을 분석해봤는데 논란이 많을 수 있다. 노란봉투법은 민주노총의 연봉 많은 사람도 다 해당되는데 그 법으로 하청노동자만 득을 보겠냐”며 “(기업들의 과도한 손배소 제기)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과 법제화시키는 것은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법에 대해선 “독소조항이 많고 문제가 많은 법”이라며 “법이 과도하기 때문에 기업들도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고, 한국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경사노위 위원장은 노사를 중재하고 대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자리이지, 개인 의견을 피력하고 관철시키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노사 양쪽의 의견을 일단 듣는데 집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반노동적’이라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나와 내 아내는 노동운동을 하다가 결혼했다. 김문수보다 더 친노동적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나보고 반노동이라고 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선 “헌법재판소도 문제가 많다”며 헌재의 결정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저도 깨끗하다고 소문나 있지만 저보다 훨씬 깨끗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총살감” 등의 과거 발언에 대해 “집회하다 보면 흥분해서 그런 소리는 할 수 있는데”라면서도 “이제 와 갑자기 수정하는 것은…”이라며 수정할 뜻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종북김일성주의자’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날도 “(민주당에) 그런 사람이 많아요”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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