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색안경 꼈다” “왜 거짓말이라고 하나” 김문수의 적반하장

경사노위 중단 와중에 “김정은 법” 정치적 발언만
자제 요청 받자 “모두가 색안경 끼고 있다” 응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두가 색안경을 끼고 있고, 나도 끼고 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대북전단금지법은 김정은을 위한 법”이라는 과거 발언을 “사실”이라고 강조하는 등 여전히 강한 정치 편향성을 드러냈다. 정치적 발언 자제 요구에는 “모두가 색안경을 끼고 있고, 나도 끼고 있다”고 응수했다. 한국노총의 참여 중단 선언 뒤 5개월째 멈춰 선 경사노위의 정상화를 한층 꼬이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은 노동계 불참으로 중단 상태인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 “정상 운영되고 있지 않으나, 한국노총 간부를 만나는 등 정상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선 사회적 대화 기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사노위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지난 6월 한국노총이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에 대한 폭력 진압 등을 이유로 경사노위 참여 중단 선언을 한 뒤, 현재 경사노위는 전문가 자문기구인 연구회 활동 등만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는 크고 작은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노동계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데, 노동계에서는 한국노총이 참여해왔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고령자 계속 고용 등 산적한 노동 문제를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해결할 통로가 막혀있는 셈이다.

임기 시작부터 정치적 편향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문수 위원장은 이날 국감장에서도 정치적 발언을 쏟아냈다. “김정은의 명령을 받들어 대북전단금지법을 국회의원들이 통과시켰다”는 과거 발언에 대한 질의에 김 위원장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 법은 김정은을 위한 법”이라고 말이라고 답했다. 또 “국민이 깨어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는 좌익들이나 간첩이 놀기에 가장 좋은 단상”이란 발언과 관련해서는 “이는 정치학 교과서에도 나와 있는 사실”이라고 응수했다.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정치적 발언의 정당성을 묻는 질의에는 “모두가 색안경을 끼고 있고, 나도 끼고 있다”며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말라는 것은 옳지 않은 요구”라고 했다. 

또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직접 만난 적이 있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만난 적 있다”고 답했다. 노 의원이 구체적 자료를 제출하라며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왜 거짓말이라고 그러시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한겨레에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중단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노동계를 대화 상대로도 보지 않고 탄압을 이어왔기 때문인데, 정부의 이런 태도에 대해 중간에서 역할을 해야 할 경사노위 위원장은 역할을 하나도 하지 않고 무능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는 “위원장의 과격한 정치적 발언 역시 사회적 대화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게할 뿐 아니라, 대화 참여에도 영향을 끼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e-mail]